“33년 만에 삼성에게서 왕좌 뺏었다”… 전 세계 깜짝 놀라게 한 성과의 비결은

3세대에 승부 건 하이닉스
삼성 33년 아성 무너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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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D램 1위 / 출처 : 연합뉴스

“하이닉스가 이렇게 치고 올라올 줄은 몰랐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D램 분야에서 33년간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왕좌를 내준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36%를 기록하며 34%에 그친 삼성전자를 제쳤다.

1980년대 후반부터 이어져 온 삼성의 절대 지위가 무너졌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산업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칩을 쌓아 속도 높인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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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D램 1위 / 출처 : 연합뉴스

SK하이닉스의 역전극은 단순한 가격 경쟁이나 출하량의 승부가 아니었다. 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2013년 개발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이 결정적인 무기가 됐다.

HBM은 여러 개의 D램 칩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데이터 전송 속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실리콘관통전극(TSV)’이라는 첨단 패키징 기술이다.

TSV를 통해 D램 간 전기적 연결이 빨라지고, CPU나 GPU와의 물리적 거리도 줄어들면서 전체 시스템 속도와 효율이 크게 향상됐다.

수익보다 기술, 뚝심이 만든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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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D램 1위 / 출처 : 연합뉴스

HBM 기술은 처음부터 시장의 호응을 얻은 건 아니었다. 제조 단가가 높고 수요처도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경쟁사 삼성전자가 HBM 개발 조직을 해체하며 한발 물러섰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하이닉스는 2019년엔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도입한 ‘MR-MUF’ 공정을 개발해 3세대 HBM2E 양산에 성공했다. 이후 4세대 제품에는 더 얇은 칩과 방열 특성을 갖춘 기술까지 접목하며 기술 격차를 벌려갔다.

이 같은 투자는 인공지능 열풍과 맞물려 큰 수확으로 돌아왔다. 고성능 GPU가 필수인 AI 가속기에는 HBM이 핵심 부품으로 사용된다.

하이닉스는 AI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에 5세대 HBM3E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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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D램 1위 / 출처 : 뉴스1

이 결과, 하이닉스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 지배력을 확고히 다졌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이 HBM4를 중심으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 삼성은 올해 하반기 6세대 제품 양산을 목표로 샘플 공급에 돌입했으며, AI 반도체 생태계 재진입을 위한 전략도 재정비 중이다.

HBM 시장은 아직 미국발 관세 이슈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AI 서버는 국경의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HBM은 무역 충격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경기 둔화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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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결정적인 것은 TSV장비를 생산 납품하는 한미반도체가 그 기여도가 가장 컸다고 생각합니다. 삼전이 한미반도체 무시하다 험한 꼴 당한것이 아닌가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