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공시가가 시세보다 비싸다니?”… 집값 하락기, 깡통전세보다 무서운 ‘역전 현상’ 주의보

댓글 0

서울 아파트 공시 가격 상승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출처-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이 올해 두 자릿수 상승을 기록할 전망이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2월부터 급매물이 쏟아지고 호가가 하락하는 ‘엇박자’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공시가격은 지난해와 올 초 고점까지 반영됐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양도세 중과 부활 예고 이후 급변한 시장 상황은 담지 못했기 때문이다.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은 올해 공시가격 산정을 마무리하고 다음 주 공시가격안 열람에 들어간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이 8.98%, 실거래가지수가 11.98% 급등한 만큼, 올해 공시가격은 작년 상승률(7.86%)을 훌쩍 뛰어넘는 10% 안팎의 상승이 예상된다. 현실화율은 작년 수준인 평균 69%로 동결됐지만, 공시가격 자체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보유세 부담이 급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공시가격이 반영한 시점과 현재 시장 상황의 괴리가 크다는 점이다. 부동산원은 매년 1월 1일 기준으로 공시가격을 산정하되, 가격 변동이 큰 경우 1월까지의 변동분을 최대한 반영한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0.81%), 12월(0.87%)을 거쳐 올 1월(1.07%)까지 상승폭이 확대됐다. 그러나 2월부터 시장이 급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5월 9일)를 공식화하고 다주택자 증세를 예고하면서 강남 등 인기 지역에서 급매물이 급증하고 호가도 하락 전환했다.

고점 찍은 공시가, 2월 이후 급변은 ‘반영 불가’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출처-연합뉴스

지난 2월 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 건을 초과하며 한 달 전 대비 20% 이상 급증했다. 일부 단지에서는 기존 최고가 대비 10~20% 하락한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올해 공시가격에는 이런 하락세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공시가격 조사·산정이 1월에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감정평가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현실화율을 평균 69%로 동결해 2022년처럼 공시가격이 시세를 역전하는 현상은 줄었지만, 올해 집값이 30% 이상 떨어지거나 현재 현실화율이 70%를 넘는 일부 고가 아파트에서는 역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특히 집값 하락이 본격화될 경우 7월 보유세 납부 시점에는 체감 현실화율이 상당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강남·한강벨트, 세부담 상한까지 보유세 급등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작년 수준(종부세·재산세 60%)으로 동결하더라도 강남과 한강벨트 지역은 보유세가 세부담 상한(전년 대비 150%)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추정에 따르면,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84.59㎡)는 공시가격이 18억2000만원으로 36% 오를 경우 보유세가 작년 299만원에서 올해 416만원으로 117만원 증가한다.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84.81㎡)은 공시가격이 50% 이상 뛰면 보유세가 325만원에서 454만원으로 129만원 늘어난다. 강남권은 증가 폭이 더 크다. 서초구 반포자이(84㎡)는 공시가격이 25% 오를 경우 보유세가 1275만원에서 1790만원으로 515만원 급증한다. 여기에 만약 정부가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로 올리면 보유세 증가 폭은 더욱 확대된다.

“증세 정책에 시장 얼어붙었지만, 공급 부족은 변수”

서울 성동구 한강변 아파트/출처-연합뉴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증세 정책이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지만, 구조적 공급 부족은 여전히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2025년 서울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은 1만7197가구로 2024년(2만7158가구) 대비 36.8% 급감했다. 부동산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한 2월 초 설문조사에서는 전원이 “올해 서울 아파트값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제 강화로 단기 매물 출회는 있으나 공급 부족이 구조적 우위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5월 9일 양도세 중과 부활과 6월 지방선거 이후 본격화할 증세 정책이 단기 거래를 얼마나 위축시킬지는 미지수다. 한 대학교수는 “공시가격은 보유세뿐 아니라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등 67가지 행정 목적으로 이용되는 만큼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집값 변동성이 큰 과도기엔 공시가격 역전현상과 조세저항이 우려되는 만큼 예측 가능한 공시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이재명 정부의 5년 단위 현실화율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