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의 연이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 메시지가 서울 집값 상승세를 제어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2026년 2월 12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2월 둘째 주(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2% 상승해 53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으나, 상승폭은 2주 연속 축소됐다.
서울 아파트값은 1월 넷째 주 0.31% 상승한 이후 2월 첫째 주 0.27%, 둘째 주 0.22%로 점차 둔화하고 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X(구 트위터) 등 SNS를 통해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압박하고, 등록임대주택 사업자 양도소득세 중과 제외 혜택 폐지를 예고하는 등 강력한 시장 개입 메시지를 보낸 직후 나타난 현상이다.
지역별 격차 심화…강북이 강남 앞질러
지역별로는 강북 14개구 상승률이 0.25%로 강남 11개구(0.19%)를 앞질렀다. 관악구는 봉천·신림동 대단지 중심으로 0.40% 올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성북구(0.39%)와 구로구(0.36%)가 뒤를 이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재건축 추진 단지와 대단지 및 역세권 등 선호단지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체결됐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전주와 같은 0.13% 상승을 기록했으며, 용인 수지구(0.75%)와 안양 동안구(0.68%)가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인천은 0.03% 올라 전주(0.02%) 대비 오름폭이 소폭 확대됐다. 지방 아파트 가격도 0.03% 상승했으나, 세종은 -0.04%로 하락 전환했다.
정부 공급대책과 세제 개편 압박
정부는 2025년 9월 발표한 ‘9.7주택공급확대방안’을 통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수도권에 135만호 이상을 착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추가로 서울·경기권 6만호를 토지임대부 분양방식으로 공급해 부동산 불로소득 구조를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월 10일 SNS를 통해 “서울 시내 아파트 4만2500가구 규모의 다주택자 매물이 나올 것”이라며 등록임대주택 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제외 혜택 축소를 시사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시절 민간 임대사업자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제도의 정반대 정책으로, 다주택자 보유 매물을 시장으로 끌어내 공급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 “단기 효과…구조적 대책 필요”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승폭 둔화를 정부 메시지의 단기적 심리 효과로 분석하면서도, 구조적 문제 해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다주택자 매물이 상당수 시장에 풀릴 것”이라면서도 “양도세 인상만 단독 추진하면 이후 매물 잠금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보유세 인상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급 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사전청약 제도를 활용하더라도 실제 입주는 2026년 하반기 이후, 착공은 2027년 정도로 예상돼 현재의 수요를 즉각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공급 발표의 심리적 효과는 있지만, 시간 지연 문제로 인해 현재 투기 심리를 완전히 잠재우기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11% 올라 전주(0.13%) 대비 상승폭이 줄었다. 노원구(0.28%), 서초구(0.22%), 성북구(0.21%) 등이 역세권과 대단지 중심으로 상승했다. 2025년 1월 30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 ‘잘못한다’ 40%, ‘잘한다’ 26%로 부정 평가가 우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