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주택자를 겨냥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자마자 서울 아파트 시장에 매물 잠김 현상이 재연되고 있다. 이틀 사이 2800건 넘는 매물이 자취를 감추며 시장 공급에 경고등이 켜졌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5월 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 5682건으로 집계됐다. 유예 종료 전날인 9일(6만 8495건)과 비교하면 불과 이틀 만에 2813건, 4.1%가 줄었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토지거래허가 예외 적용과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재검토 등을 통해 매물 출회 유도에 나설 방침이지만, 시장은 여전히 눈치를 보는 분위기다.
강동구 8.9% ‘최다 감소’…서울 전역 매물 일제히 줄어
자치구별로는 강동구의 매물 감소율이 8.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성북(6.2%), 강서(5.4%), 노원(5.1%), 동대문(4.9%) 순으로 서울 전역에서 매물 감소가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 신청만 완료하면 기존 유예 혜택을 적용받도록 했다. 이에 서울 25개 자치구와 경기 일부 지자체는 토요일에도 민원 창구를 운영했고, 막판 신청 수요가 집중됐다.
업계는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상황에서 단기간 내 거래 완결이 사실상 어려웠던 점을 주목한다. 허가 처리에만 약 3주가 소요되는 만큼, 일부 다주택자는 마감 전 매도를 포기하고 매물을 회수한 것으로 보인다.
2주택 최고세율 65%·3주택 82.5%…’팔면 손해’ 셈법
중과 재개 이후 다주택자의 세 부담은 급격히 커진다. 2주택자는 기본 세율에 20%포인트가 가산돼 최고 65%,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 가산으로 최고 75%에 이른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82.5%를 초과하는 세율이 적용된다.
10억 원에 취득한 아파트를 20억 원에 매도할 경우, 3주택자는 양도차익 10억 원 중 8억 5000만 원가량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같은 세 부담이 ‘버티기’ 심리를 부추기는 핵심 요인이다.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일부 다주택자는 추가 가격 조정보다 버티기를 선택한 상황”이라며 “당장 급하게 팔기보다는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 ‘비거주 1주택 예외’ 카드 만지작…시장 안정 효과는 미지수
정부는 매물 잠김 해소를 위해 복수의 정책 카드를 검토 중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0일 SNS를 통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토지거래허가 예외 방안과 임대사업자의 영구적 양도세 감면 혜택의 적정성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같은 날 “세입자가 있는 1주택자에게도 매도 기회를 주되, 매수인은 무주택자로 제한하고 기존 임차인의 계약 종료 후 입주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