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못 한 상황에 “은행마저 제쳤다”…역대급 불장이 만든 ‘사상 최대’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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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주 상승
출처-연합뉴스

2026년 2월 12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 5500선을 돌파한 이날 한국금융지주 주가는 8.83% 급등하며 상장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증권주 전반이 강세를 보인 배경에는 2025년 증권사들이 기록한 ‘사상 최대 실적’이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2조135억원을 달성하며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 2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5대 은행인 NH농협은행의 순이익(1조8140억원)을 넘어선 규모다. 철옹성처럼 여겨지던 은행의 수익성을 증권사가 추월한 것이다.

더 주목할 점은 2024년 한국투자증권만 유일하게 순이익 1조원을 넘겼으나, 1년 만에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까지 가세하며 ‘1조 클럽’이 5곳으로 확대됐다는 사실이다. 10대 증권사 전체 순이익은 9조112억원으로 전년 대비 43.1% 증가했다. 2023년 4조원, 2024년 6조원, 2025년 9조원으로 2년 연속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불장의 수혜자, 거래대금 57% 증가가 만든 호실적

서울 여의도 증권가/출처-연합뉴스

2025년 코스피는 연간 75.6% 상승하며 역대급 불장을 연출했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9000억원으로 전년(10조7000억원) 대비 57.1% 급증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수급의 주요 주체로 부상하며 국장으로 빠르게 복귀한 결과다. 거래가 활발할수록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커지는 증권사 비즈니스 모델 특성상, 거래대금 증가는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직결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순이익 1조5935억원(전년 대비 72.2% 증가), 키움증권은 1조1150억원(33.5% 증가)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2조3427억원으로 82.5% 급증했으며, NH투자증권도 영업이익 1조4025억원으로 57.7% 성장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률이 70%를 넘으면서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이것이 실적 개선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구조적 변화의 시작, IMA가 바꾼 자금 흐름

출처-한국투자증권, 뉴스1

단순히 주식시장 호황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변화가 있다. 바로 종합투자계좌(IMA) 도입이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2025년 말 국내 첫 IMA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은행 예적금에 머물던 자금이 증권사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IMA는 예금, 주식, 채권, 펀드 등을 하나의 계좌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제도로, 은행의 전유물이던 ‘수신(자금 조달)’ 기능을 증권사가 갖게 된 것이다.

강승건 연구원은 “IMA와 발행어음 신규 인가 후 예상보다 빠른 수신 확대가 진행되고 있어 기업금융(IB)과 트레이딩 손익 개선 기대감이 가시화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금융팀장도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과 디지털자산 기본법 등 자본시장 부양을 위한 정부 의지가 꾸준히 확인되고 있다”며 “증권업종의 밸류에이션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영역으로 들어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6년 전망, 증권주 강세는 계속될까

출처-연합뉴스

2월 12일 증권주들은 일제히 상승했다. 신영증권(5.09%), 미래에셋증권(4.09%), 대신증권(3.74%) 등이 올랐고, 증권주 ETF인 HANARO 증권고배당TOP3플러스(4.03%), TIGER 증권(4%), KODEX 증권(3.95%)도 강세를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2025년 증권주를 지탱한 요인들이 ‘진행형’인 만큼 2026년에도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 정책은 증권업의 역할을 ‘혁신 성장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중개하는 핵심 플레이어’로 확장하려는 방향성을 보여준다”며 “올해는 높은 투자심리,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 성장, 생산적 금융 정책이 맞물려 증권사들의 성장을 촉진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특정 종목의 단기 변동성은 여전히 존재하므로, 시장 전문가들은 개별 증권사의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 구조를 면밀히 분석할 것을 권고한다.

증권사가 은행의 벽을 넘어선 2025년은 한국 자본시장의 전환점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단순한 불장의 수혜를 넘어, IMA와 같은 제도 개선이 금융 생태계의 구조적 변화를 촉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6년, 증권사들이 금융권의 새로운 주역으로 확고히 자리잡을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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