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그대로 받았다는데 “왜 우리만”… 삼성전자 울린 美 정부의 속내

삼성전자
삼성전자 / 출처 : 연합뉴스

“저가 공세로 밀어붙이는데 기술까지 많이 쫓아왔어요”

중국이 첨단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선보이며 세계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은 삼성전자에 대한 보조금을 대폭 삭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기술력 향상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의 도전, 그리고 변화하는 미국의 정세 속에서 반도체 보조금 지원도 줄어 삼성전자는 이중의 난관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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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조 DDR5 반도체 제품 / 출처 : 연합뉴스

최근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CXMT(창신메모리)가 제조한 것으로 보이는 DDR5 D램 제품이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등장했다.

DDR5는 PC부터 데이터센터 서버에 이르는 고성능 장치에 사용되는 차세대 메모리로, 그간 구형 DDR4 제품 생산에 머물렀던 중국 업체가 첨단 제품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업계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 할인 쇼핑몰에 DDR5를 출시한 킹뱅크와 글로웨이는 제품 설명에서 “중국산 메모리, 거침없는 혁신”이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한 소비자는 제품에 사용된 칩이 CXMT에서 제작됐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CXMT는 현재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상위권에는 들지 못하지만, 월 웨이퍼 생산능력에서 글로벌 10% 수준까지 도달했다.

전문가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의 공세는 삼성전자에 충분히 위협적”이라며 “범용 제품에서는 중국 업체가 점유율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CXMT 제품은 극자외선 기술 없이 제작돼 고사양 서버 시장에는 진입하지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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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국 파운드리 공장 부지 / 출처 : 연합뉴스

한편 미국 상무부가 삼성전자에 지급하기로 했던 반도체 보조금을 대폭 줄여, 삼성전자에 47억4500만 달러(약 6조9000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확정했다.

이는 올해 4월 예비 거래 각서 단계에서 제시됐던 64억 달러보다 26% 줄어든 수치다. 반면 대만 TSMC와 미국 마이크론은 거의 동일한 보조금 규모를 유지해 대조를 이뤘다.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투자 규모가 초기 계획에서 약 16% 축소된 점이 보조금 감축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두고 “미국이 삼성전자의 투자 계획 변화에 따라 대응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보조금과 대출 지원이 예비 거래 단계보다 확대되며 대조적인 결과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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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 출처 : 연합뉴스

중국의 반도체 제품에 대한 치킨게임과 미국의 정책 변화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한국 반도체 업계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은 첨단 기술력에서 아직 격차를 보이고 있으나,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 정책도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보조금 정책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면서 향후 집행 여부가 불투명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기업이 자율적으로 반도체를 생산하도록 해야 하며, 세제 정책으로 유도할 수 있었다”는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내 설비 투자와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놓고 복잡한 셈법에 직면했다. 한편으로는 중국의 도전에 대응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의 정책 변화에 발맞춘 투자 전략을 재정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중 압박 속에서 삼성전자가 어떻게 돌파구를 마련할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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