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 문턱 낮춘다”…
은행·카드사 보험판매 규제 완화

“보험은 어렵다”는 인식이 바뀌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19년 만에 방카슈랑스 규제를 대폭 완화하며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서 ‘방카슈랑스’란 프랑스어에서 유래된 단어로, 은행과 보험의 합성어를 의미한다.
방카슈랑스는 은행이 보험 상품을 직접 판매하거나 중개하는 시스템을 뜻하며, 2005년 도입 이후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보험료를 제공하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5%라는 비중 제한 때문에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 비중 제한은 은행이 특정 보험사의 상품을 너무 많이 팔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다.
즉, 은행이 한 달 동안 100개의 보험을 팔았다고 가정하면 그중 특정 보험사의 상품은 25개까지만 팔 수 있도록 제한한 조치다.
그러나 이런 비중 제한으로 인해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금융위원회는 생명보험은 33%, 손해보험은 최대 75%까지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발표하며 방카슈랑스의 문턱을 낮췄다.
손해보험은 특히 규제 완화의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기존에는 참여사가 적어 25% 비중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앞으로는 3개 미만의 회사가 참여할 경우 최대 75%까지 판매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하반기부터 이러한 개편안을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다양한 상품을 비교해 볼 수 있고, 판매채널은 상품군을 확장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험계약대출 우대금리로 서민 부담 완화
이번 개편안에서 주목할 또 다른 변화는 보험계약대출의 우대금리 도입이다.

보험계약대출은 이미 납부한 보험료를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심사 절차가 없어 고령자와 취약계층이 주로 이용해 왔다.
하지만 기존에는 고금리 보험상품 가입자들이 높은 이자 부담을 떠안아야 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연 6% 이상 고금리 상품 가입자, 60세 이상 고령자, 비대면 채널 이용자 등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금리는 최대 0.4%포인트까지 낮아질 예정이며, 이로 인해 연간 약 660억 원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대출에도 우대금리가 적용돼 더 많은 차주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20년 만에 대대적인 개편이 진행되는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는 보험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이번 변화가 소비자와 업계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점검과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