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진짜 신세계다”… 韓이 만든 기술에 과학계 ‘발칵’ 뒤집어졌다

원자보다 작은 세상의 ‘거리’ 재는 기술
미래 산업의 판도를 바꿀 단서
양자컴퓨터부터 신소재까지 확장 가능

“이 기술이 나오면 양자컴퓨터 시대가 앞당겨질 수 있다.”

복잡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 세계의 ‘거리’를 재는 방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개발됐다.

이 기술이 향후 양자컴퓨터, 초정밀 센서, 신소재 개발 등 다양한 산업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일, 연세대 김근수 교수와 서울대 양범정 교수 연구팀이 ‘양자거리’ 측정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실리며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양자 과학의 새로운 혁명, 양자거리란 무엇인가

핵심은 ‘양자거리’라는 새로운 개념이다. 쉽게 말해,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입자들의 상태가 얼마나 닮았는지를 수치로 비교하는 기술이다.

두 입자가 완전히 똑같으면 거리는 0, 전혀 다르면 1이라는 식으로 수치화된다.

지금까지는 이 값을 정확히 잴 수 없어 대부분 간접적으로만 추정했지만, 이번 연구로 처음으로 정밀한 직접 측정이 가능해졌다.

어디에 쓰일까…양자기술 산업 전반에 활용

양자거리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는 건 실제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

가장 주목되는 분야는 양자컴퓨팅이다. 양자컴퓨터는 계산 단위인 큐비트의 상태가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아 쉽게 망가지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양자거리를 이용하면 큐비트의 상태가 무너지는 정도를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어, 오류를 줄이고 계산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양자센서 역시 이 기술로 정밀도와 민감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 진단 장비나 우주탐사 장비처럼 극미세 신호를 포착해야 하는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신소재 개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양자거리 측정으로 물질 내부 전자의 움직임과 상태를 분석해, 초전도체나 양자정보소재처럼 복잡한 특성을 지닌 새로운 물질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김근수 교수는 “건축물을 세우기 전에 정밀한 거리 측정이 필요하듯, 양자기술도 정확한 기초 측정이 바탕이 돼야 한다”며 “이번 연구는 그런 기초 도구로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한국이 아직 개척되지 않은 양자물리학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양자기술은 아직 일반 대중에게는 생소하지만, 미래에는 인공지능, 우주, 국방, 의료 등 모든 분야의 기반 기술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양자거리 측정법의 개발은 과학계를 넘어 산업 전반에 큰 파장을 불러올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