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이 40%에 육박하는 가운데, 공적연금만으로는 노후 소득 보장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사적연금의 소득대체율은 현재 고작 5% 수준에 머물고 있어, 노후 준비의 구조적 공백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강성호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금융연구원·한국금융학회 공동 정책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분석을 발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인구구조 변화와 생애주기별 자산 형성’을 주제로 개최됐다.
사적연금 소득대체율, 현재 5%…구조적 공백 심각
강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현재 사적연금의 소득대체율은 퇴직연금 2.1%, 개인형 연금 3.12%를 합쳐 약 5%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노후 생활비의 극히 일부만을 충당하는 수준으로, 공적연금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반면 가입 확대와 연금화가 이뤄질 경우, 퇴직연금만으로도 소득대체율 8.3% 달성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제도 개선과 투자 수익률 제고를 병행한다면 사적연금 전체의 소득대체율이 최대 25%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강 선임연구위원은 제시했다.
2050년, 퇴직연금이 국민연금 넘어선다
퇴직연금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자동 자산배분 상품인 TDF(타깃데이트펀드)의 순자산액은 2025년 말 기준 25조6000억원에 달하며, 2025년 TDF 전체 수익률은 13.7%로 퇴직연금 전체 수익률 6.5%의 두 배를 웃돌았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퇴직연금 기금 규모는 2050년경 국민연금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자 비중 역시 2036년 30%, 2050년 40%를 초과할 것으로 예측돼, 사적연금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소득대체율 70% 목표…다층 연금 체계 정비 시급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을 합산한 소득대체율 70% 달성을 위해서는 제도 전반의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민연금은 국고 투입 없이는 2056년 기금 소진이 예상되는 만큼, 사적연금 강화가 단순한 보완재가 아닌 필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강 선임연구위원은 “가입부터 수급까지 연금화 정책을 강화하고, 공적·사적 연금 전반에서 연금 수령이 이뤄지도록 유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금 전문가들은 기금형 퇴직연금 법제화와 TDF 등 전문 운용 상품 확대가 수익률 제고의 핵심 경로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