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유명 관광지에서
와인 ‘바꿔치기’ 사기
파리의 매력이 사라진 이유

매년 한국인 관광객 20만 명 이상이 찾는 여행지, 파리에서 충격적인 사기 행각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프랑스 관광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이 23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에펠탑과 몽마르트르 같은 파리 유명 관광지 주변 식당들이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조직적인 와인 바꿔치기 사기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파리의 관광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고 있으며, 이미 여러 이유로 관광객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 더욱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분갈이’ 수법으로 관광객 속여

르파리지앵의 취재 결과, 파리 몽마르트르 근처 일부 식당들은 손님이 와인을 잔으로 주문할 경우 주문한 것보다 더 저렴한 와인을 제공하며 부당한 이윤을 챙기고 있었다.
이 신문사는 와인 소믈리에를 외국인 관광객으로 위장시켜 현장을 잠입 취재했다.
조사 결과, 한 식당에서는 소믈리에가 8.50유로(약 1만 2천 원)짜리 샤블리 와인을 주문했지만, 실제로 나온 것은 5.60유로(약 7천800원)짜리 소비뇽 화이트 와인이었다.
또 다른 소믈리에가 상세르 화이트 와인을 주문했을 때도 약 2유로(약 2천800원) 더 저렴한 소비뇽 와인이 제공됐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 같은 행위가 일회성이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종업원들 사이에서는 이런 와인 바꿔치기를 ‘분갈이'(Rempoter)라는 은어로 부른다고 한다.
내부 고발자들의 충격적 증언
파리 식당에서 30년간 근무한 사라(가명) 씨는 르파리지앵과의 인터뷰에서 “와인 사기 수법은 매우 간단하다”고 밝혔다.
그녀에 따르면 “잔 와인의 경우, 남은 와인 중 아무거나 따라서 버리는 게 없도록 한다”며 “때로는 병 바닥에 남은 와인들을 모아 해피아워 할인 시간에 제공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몽마르트르 근처 술집에서 일했던 트리스탕(가명) 씨도 충격적인 증언을 남겼다.
그는 “단골손님을 제외한 모든 손님이 속았다”며 “특히 미국 관광객이 테라스에 들어오면 ‘저 사람들은 분명히 속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사기 행각이 종업원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업주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점이다.
트리스탕 씨는 “새 와인병을 따지 않기 위해 고객이 주문한 것과 다른 와인을 제공하라고 업주가 자주 지시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가장 비싼 와인병이 너무 빨리 비면 사장에게 혼났다”고 덧붙였다.

사기 예방법과 법적 처벌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이 같은 와인 사기 행각은 적발 시 최대 30만 유로(약 4억 2천만 원)의 벌금과 2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중대한 범죄다. 하지만 관광객 입장에서는 적발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신문은 관광객들에게 와인을 주문할 때 병을 직접 보여달라고 요청하거나, 여러 명이 함께 식당을 방문할 경우에는 잔이 아닌 병째 와인을 주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파리 관광의 추락, 복합적 요인들

와인 사기는 파리 관광객 감소의 한 단면일 뿐이다. 최근 파리 관광업은 여러 복합적인 요인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우선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전후로 숙박비가 폭등했다. 호텔 평균 요금은 전년 대비 약 70%나 상승했으며, 에어비앤비 등 숙박업체의 요금도 크게 올랐다.
일부 숙소는 올림픽 기간에 요금을 절반 이상 낮췄음에도 빈방이 많았다. 이렇게 급격히 상승한 숙박비와 전반적인 생활물가 증가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프랑스 내 정치적 갈등과 연이은 시위, 파업 등 사회적 불안정 역시 관광객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다.

로망의 도시 파리는 지금 관광객들의 “환상이 파괴됐다”는 쓰라린 평가 속에서 관광산업 전반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와인 바꿔치기 같은 사기 행위는 파리의 이미지를 더욱 실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파리 관광청은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종합적인, 도시 이미지 회복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단기간 내 관광객 수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유럽의 중국?
$더럽아서 안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