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의 오일쇼크’… 기름값·쓰레기봉투까지 ‘생활 전선’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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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충격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 뉴스1

쓰레기봉투 사재기, 해외여행 포기, 외식 감소. 미국·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고유가 충격이 주유소를 넘어 시민들의 일상 전반을 흔들고 있다.

국제 유가는 전쟁 개전 전 배럴당 72달러에서 출발해 수일 만에 100달러를 넘어섰다.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3월 19일 166달러까지 치솟은 데 이어, 다음날인 20일에는 장중 176달러를 돌파했다.

이 충격은 곧바로 국내 소비자 물가로 전이됐다. 3월 30일 기준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873.1원으로 전날보다 8.4원 올랐으며, 경유는 1,865.9원으로 7.9원 상승했다.

“리터당 2,410원에 받아 2,300원에 팔아”… 개인 주유소는 적자 감내

이날 기자가 방문한 서울 용산구 동자동의 한 주유소에서는 휘발유가 리터당 2,190원, 경유가 2,12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서울 평균보다 300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주유소 운영자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해당 주유소 사장 부부는 “최고가 2,410원에 기름을 들여오지만 손님들에게는 2,300원에 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직영주유소는 세금으로 손실을 보전받지만, 개인 주유소는 이 같은 지원이 없어 손실을 자체 감당하는 구조다.

이들은 “직원 월급도 제대로 못 나가고 이번 달 월급도 깎았다”며 “지방세도 못 낼 판”이라고 토로했다.

쓰레기봉투 수요 5배 폭증… 생필품 사재기까지

미-이란 전쟁에 종량제봉투 품절 우려 / 뉴스1

고유가 충격은 석유가 원료로 쓰이는 생필품 수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 서초구의 한 대형마트는 지난주 금요일(27일)부터 1인당 종량제 봉투 구매를 1묶음(20매)으로 제한했다. 전주 목요일(26일)부터 평소보다 약 5배에 달하는 사재기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마트 직원은 “업체에서 공급할 수 있는 양이 제한적이라 수급 조절에 나섰다”며 “50리터짜리 대형 봉투 수요가 특히 많았다”고 전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일반 봉투 사용 허용 등 대책을 마련했으며 종량제 봉투 가격 인상은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시민들의 불안 심리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상황이다.

항공권 2.5배, 여행 포기… ‘트리플 쇼크’ 현실화 우려

여행 계획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일본에 거주하는 직장인 윤 모 씨(30대)는 “작년 귀국 때 왕복 4만5,000엔(약 43만 원)이던 항공권이 12만 엔(약 114만 원)으로 뛰었다”며 귀국을 단념했다고 전했다. 국내 여행을 준비하던 시민도 폭등한 기름값에 일정을 무기한 미루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오일쇼크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8%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는 2.9%포인트 폭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의 1,500원 돌파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고유가·고물가·고환율의 ‘트리플 쇼크’에 동시에 노출됐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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