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들 잠 못 자는 이유… 연준 비둘기파마저 변심하게 만든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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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미국 물가 4.2% 상승 전망
출처-연합뉴스

국제기구가 미국 물가 전망을 석 달 만에 대폭 끌어올렸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관세 인하 효과를 압도하는 ‘물가 이중 충격’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5일(현지시간)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2%로 제시했다. 3개월 전 전망치인 3.0%보다 1.2%포인트나 올린 수치로, 지난해 실제 상승률(2.6%)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현저히 커졌다.

이번 전망 상향의 파장은 단순한 숫자 이상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도 잇달아 인플레이션 우려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에너지發 물가, 관세 효과를 ‘상쇄 이상’으로 압도

OECD는 이번 상향 조정의 배경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을 핵심 원인으로 지목했다. 보고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수입품에 대한 실효 관세율 하락 효과를 상쇄하는 것 이상”이라고 명시했다.

OECD, 미 물가 4.2% 전망…전쟁발 인플레 경고음 / 연합뉴스

특히 지난해 상반기 초기 관세 인상의 영향이 소비자 가격에 부분적으로만 반영됐다는 점도 추가 물가 압력 요인으로 꼽혔다. 현재 WTI 유가는 배럴당 107달러대로 2022년 7월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를 넘어선 상태이며, 미국 휘발유 가격도 갤런당 평균 4달러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OECD는 이번 전망이 에너지 시장 혼란이 시간이 지나면서 완화되고, 올해 중반부터 석유·가스·비료 가격이 점진적으로 하락한다는 기술적 가정을 전제로 한다고 밝혔다. 미국·이란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이 가정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 리스크로 남는다.

연준 이사들, 비둘기파도 ‘에너지 파급 효과’ 경고

연준 내부에서도 인플레이션 경계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예일대 경영대학원 행사에서 “전쟁의 결과로 현재로선 인플레이션 위험이 더 크다”며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두 책무 중 위험이 인플레이션 쪽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인플레이션 위험 상승을 인정하면서도, 에너지 가격 급등이 소비자 구매력을 약화해 수요를 감소시키면 결국 ‘실업 위험’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통상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도 “석유는 핵심 중간재로 전방위적으로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며 유가 장기화 시 파급 효과를 우려했다.

그래픽] OECD 한국 경제 전망 / 뉴스1

연준이 지난 18일 공개한 경제전망(SEP)에서도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전망치와 근원 PCE 전망치를 모두 2.7%로 제시하며 3개월 전보다 각각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성장률은 유지…그러나 소비 둔화·경기침체 우려 확산

OECD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은 2.0%로 지난해(2.1%)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강한 AI 투자가 실질 소득 증가 및 소비 지출 둔화로 점차 상쇄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석유·가스 순수출국인 덕에 유럽·아시아보다 에너지 위기의 직격탄을 덜 받겠지만, 휘발유 가격 급등이 소비 지출을 위축시키고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을 언급한 배경 중 하나로 이러한 정치적 부담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12개월 내 미국 경기침체 확률을 30%로 상향 조정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에너지발 인플레이션이 구조적 요인으로 고착화될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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