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란 한 판 가격이 좀처럼 안정되지 않는 가운데, 정부가 공급 구조 자체를 뜯어고치기로 했다. 매년 되풀이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피해와 소비 증가라는 이중 압박을 해소하기 위한 대규모 수급 대책이 나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6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계란·돼지고기 유통구조 개선·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1인당 연간 계란 소비량이 연평균 4.3%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한 선제적 조치다.
산란계 1800만 마리 추가…공급 10% 확대 목표
정부는 계란 수급 안정을 위해 1800만 마리 규모의 산란계 사육시설 추가 확보를 검토한다. 현재 하루 5000만 개 수준인 계란 공급량을 500만 개(10%) 더 늘리는 것이 목표다.
시설 확충의 배경에는 2027년 9월부터 시행되는 사육 면적 기준 강화도 있다. 현행 마리당 0.05㎡에서 0.075㎡로 50% 넓어지면 같은 시설에서 키울 수 있는 닭 수가 줄어드는 만큼, 공급량 유지를 위한 신규 시설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고병원성 AI 발생 위험이 낮은 동부 지역, 즉 강원·충북·경북·경남 등으로 산란계 사육시설 이전과 신규 조성을 유도할 방침이다. 계란 가격이 쌀 때 액란(液卵) 형태로 비축해 가격 급등 시 방출하는 가공품 비축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가격 담합엔 ‘협회 허가 취소’까지 검토
공급 확대와 함께 유통 질서 바로잡기도 병행한다. 정부는 지난 1월 생산자단체의 희망 산지 가격 고시를 가격 담합으로 판단한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제재가 확정되면 담합을 주도한 업체와 협회에 대해 정책자금 지원 배제는 물론 협회 설립 허가 취소까지 검토하겠다는 강경 방침을 밝혔다.
앞으로 계란 산지 가격 정보는 공공기관이 직접 제공하고, 농가와 유통업자 간 안정적 거래를 위한 표준거래계약서도 제도화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격 정보의 공공화가 실질적인 가격 투명성 확보로 이어질지 주목한다고 전했다.
돼지고기도 공급·유통 동시 손질
돼지고기 분야에서도 대형마트 납품 과정에서 가격을 담합해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업체들을 올해부터 정책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 뒷다리살 재고 과다 보유 의혹과 관련해서는 최근 현장 점검을 마치고 조치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돼지 출하체중을 현행 115㎏에서 120㎏으로 상향해 물량을 늘린다. 미국·호주에 편중된 수입 소고기 공급선도 브라질·아르헨티나 등지로 다변화해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 수급을 안정시킬 계획이다. 도매시장을 확충하고 경매 물량 비중을 2030년까지 10% 수준으로 높여 거래가격의 대표성도 확보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