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요금 또 오르나”… 한국 덮친 LNG 40% 폭등, 서민들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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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아시아 가스값 40%대 폭등
카타르 라스라판의 천연가스 생산시설/출처-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대(對)이란 군사작전 이후 첫 거래일, 글로벌 금융시장이 극명한 이중성을 드러냈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나스닥 지수가 0.36% 상승하며 전쟁 충격을 흡수하는 회복력을 보인 반면,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은 일제히 40% 넘게 폭등하며 에너지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일시적 충격”이라는 낙관론과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난달 28일 시작된 “장대한 분노(Operation Grand Wrath)” 작전으로 테헤란 등 이란 주요 도시가 공습당하면서 중동 전역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사일로 미군기지 27곳을 반격했고,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 시설도 드론 공격을 받아 일부 생산이 중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다. 4~5주 예상했지만 더 오래 지속할 능력이 있다”며 장기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에너지 대란 조짐… 브렌트유 1년래 최고가, 아시아 LNG 40% 폭등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항구/출처-연합뉴스

이날 국제유가는 공포 매수세에 휩싸였다.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5월물은 배럴당 77.74달러로 전일 대비 6.7% 급등했고, 장중 한때 82.37달러까지 치솟으며 13%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1년여 만의 최고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배럴당 71.23달러(+6.3%)로 마감하며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더 심각한 충격은 천연가스 시장에서 나타났다. 네덜란드 TTF거래소에서 천연가스 선물 근월물은 1㎿h당 44.51유로로 40% 폭등했고, 동북아시아 지역 가격 지표인 LNG 일본·한국 마커(JKM)도 100만BTU당 15.068달러로 전날보다 약 40% 급등했다. 카타르 국영 에너지기업 카타르에너지(QE)가 라스라판 LNG 시설에서 생산을 중단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정유시설도 드론 요격 후 가동을 일부 멈추면서 공급망 리스크가 현실화된 영향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중동 에너지 시설에 대한 직접 공격은 단순한 가격 변동성을 넘어 글로벌 공급 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LNG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은 즉각적인 에너지 비용 상승 압박에 직면할 전망이다.

나스닥은 올랐지만… 국채는 “인플레 공포”에 매도

출처-뉴스1

뉴욕증시는 예상외로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다우존스30 지수는 0.15% 하락했지만, S&P 500 지수는 0.04% 상승으로 보합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36% 올라 22,748.86을 기록했다. AI 칩 제조사 엔비디아는 2.99%, 마이크로소프트는 1.48% 상승했고, 엑손모빌(1.13%)과 셰브런(1.52%) 같은 에너지 기업도 유가 급등 수혜로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미 국채 시장은 정반대 움직임을 나타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일 대비 8bp(베이시스포인트) 급등한 4.04%를 기록했고, 2년물 수익률은 10bp 오른 3.48%에 마감했다. 채권 수익률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하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전쟁 불안”보다 “유가 급등→인플레이션 재점화” 시나리오를 더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오는 6월까지 기준금리를 현 3.50~3.75%에서 동결할 확률을 53%로 반영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대비 10%포인트 이상 상승한 수치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사실상 후퇴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일시적 충격” vs “장기 불안”… 시장의 갈림길

스미드 캐피털매니지먼트의 빌 스미드 창업자는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사태가 일시적 영향을 미치고 석유시장의 문제 역시 사라질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며 “사람들이 두려워할 때는 편안하다고 여기는 곳으로 돌아가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엔비디아 같은 기술주가 큰 폭으로 오른 것은 투자자들이 익숙한 성장주로 회귀하는 심리를 반영한다.

하지만 국채 수익률 급등과 연준의 금리 동결 전망 강화는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는다.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고,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인플레이션이 다시 경제 전반을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4~5주 예상했지만 더 오래 지속할 능력이 있다”고 밝힌 만큼, 시장은 앞으로 전쟁 지속 기간과 에너지 공급망 회복 속도를 예의주시할 전망이다. 금 현물 가격이 온스당 5,297.31달러로 0.4% 상승에 그친 것도 투자자들이 아직 명확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2~3주간 이란의 추가 반격 여부와 중동 에너지 시설 복구 진척이 시장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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