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일주일 사이에 두 번째 초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 17일 엔비디아와 수백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은 데 이어, 24일(현지시간)에는 AMD와 총 1천억 달러(약 144조원)가 넘는 5년 장기 공급 계약을 발표한 것이다.
양사에 따르면 메타는 AMD의 인스팅트(Instinct) GPU 최대 6기가와트(GW) 규모를 여러 세대에 걸쳐 공급받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계약 규모를 1천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했으며, 리사 수 AMD CEO도 “GW당 가치가 수백억 달러”라고 블룸버그 통신에 밝혔다. 첫 1GW 물량은 올해 하반기부터 공급되며, 이후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계약은 단순 칩 공급을 넘어선다. 메타는 AI 칩을 구매하면서 동시에 AMD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조건이 충족되면 메타는 AMD 전체 주식의 약 10%에 해당하는 최대 1억6천만 주를 주당 0.01달러에 매입할 수 있다. 이는 AMD가 지난해 10월 오픈AI와 맺은 계약과 유사한 구조로, AI 업계에서 새롭게 등장한 ‘순환 거래’ 방식이다.
공급망 다변화로 ‘초지능’ 구축 박차
메타가 일주일 사이에 엔비디아, AMD와 잇따라 대형 계약을 체결한 것은 공급망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효율적인 추론 컴퓨팅을 구축하고 개인용 초지능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메타가 컴퓨팅 자원을 다각화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메타는 엔비디아, AMD뿐 아니라 구글과도 텐서처리장치(TPU)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며, 자체 AI 칩도 개발하고 있다. 메타는 올해 AI 인프라 투자 등 자본지출(CAPEX)이 최대 1,350억 달러(약 19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ChatGPT 출시 이후 본격화된 생성형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전략적 투자다.
지분 연계 조건, 시장 우려 vs 전략적 선택
다만 메타가 칩을 구매하고 AMD는 이를 지분으로 돌려주는 ‘순환 거래’ 방식은 시장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투자자들은 메타가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가 없어 AI 투자와 직결된 직접 수익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위험 요소로 지적한다.
이에 대해 리사 수 CEO는 엔비디아와 같은 경쟁사에 대응해 장기 협상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메타에겔 선택지가 많다”며 “그들이 다음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할 때 우리가 늘 테이블에 앉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계약을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에 뒤처지고 있는 AMD의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시장 반응, AMD 주가 10% 급등
계약 발표 직후 AMD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약 10% 상승해 미 동부시간 낮 12시 45분 현재 215달러 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7일 메타-엔비디아 계약 발표 이후 200달러 선까지 하락했던 것에서 반등한 것이다. 메타 주가는 같은 시간 전일 대비 약 0.5% 오른 640달러 선을 나타냈다.
이번 계약으로 AMD는 MI450 시리즈 GPU, EPYC CPU, CES 2026에서 선보인 헬리오스 서버 랙 등을 공급하게 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1.45% 상승하며 반도체 업계 전반에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미국의 5대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 제공 업체는 2027년 자본지출을 6,50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이는 2026년의 2배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