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뚫고 넉 달 만에 '증가 반전'…가계대출 불씨 되살린 건 '빚투' 1 미·이란 2주 휴전] 증권가 "전쟁 리스크 정점 통과…불확실성은 잔존" | 연합뉴스](https://econmingle.com/wp-content/uploads/2026/04/yna_EC9DB4EB9E80_ECA084EC9F81_20260408_041527.jpg)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출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넉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택담보대출이 아닌, 주식 투자를 위한 신용대출이 이 반전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국은행이 2026년 4월 8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천172조8천억원으로 전월 대비 5천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온 흐름이 한 달 만에 뒤집혔다.
금융권 전체로 보면 증가 규모는 더 크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같은 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 3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3조5천억원 증가했으며, 증가 폭도 전월(+2조9천억원)보다 확대됐다.
주담대는 멈췄는데, 신용대출은 불었다
대출 종류별 흐름은 대조적이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934조9천억원으로 전월 대비 보합을 기록했다. 은행권의 대출 관리 강화 기조와 전세자금 수요 둔화가 맞물린 결과다.
반면 기타 대출(신용대출 포함)은 237조1천억원으로 5천억원 늘었다. 한은 박민철 시장총괄팀 차장은 “중동 사태 발발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등락하는 장세를 보였다”며 “주가가 많이 빠진 날 기타 대출이 많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2금융권에서도 3조원이 불어났다. 이 중 상호금융권이 2조7천억원 증가했는데, 농협·새마을금고 등이 신규대출 취급을 중단하기 이전에 승인된 집단대출이 일괄 반영된 영향이다.
이란 전쟁發 증시 불안이 ‘빚투’ 심리 자극
이번 신용대출 증가의 배경에는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증시 변동성이 자리한다. 시장에서는 주가 급락 구간에서 저가 매수를 노린 신용대출 수요가 집중된 것으로 분석한다.
문제는 이 구조가 하락 리스크를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박 차장은 “신용을 통한 주식 투자가 늘 경우 주가 조정 시 하락 폭을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밝혔다. 실제로 부실 신용대출은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위험 신호가 축적되고 있다.
금리 환경도 압박 요인이다.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고정금리는 현재 연 4.41~7.01% 수준으로, 고정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선 것은 2022년 10월 이후 약 3년 5개월 만이다.
당국 “둔화 흐름 이어갈 것”…수도권 불안은 변수
금융당국은 2026년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1.5%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 역시 가계대출이 당분간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수도권 주택시장의 불안 요인은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박 차장은 “서울 외곽 지역이나 경기 주요 지역에서 높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추세적 안정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억제 속에 기업금융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3월 예금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7조8천억원 늘어난 1천387조원을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이 4조5천억원, 대기업 대출이 3조4천억원 각각 증가한 결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