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LPG(액화석유가스) 가격이 단 한 달 만에 50% 가까이 폭등하자, 정부가 서민층의 연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긴급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23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를 열고, 소형트럭 연료로 주로 쓰이는 LPG 부탄에 대한 유류세 인하폭을 현행 10%에서 25%로 대폭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중동전쟁 여파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 관리의 고삐를 더욱 죄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다.
부탄값, 한 달 만에 48% 뛰었다
이번 조치의 직접적인 배경은 국제 부탄 가격의 이례적인 급등이다. 국제 부탄 가격은 지난 3월 톤당 540달러에서 4월 800달러로, 불과 한 달 새 48.1% 치솟았다.
LPG는 프로판과 부탄으로 구성되는데, 프로판은 택시 연료·가정용 난방·취사에 쓰이고 부탄은 소형트럭의 주 연료로 활용된다. 프로판의 경우 이미 탄력세율 최대치인 30% 인하가 적용 중이어서 이번 추가 조치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결국 상대적으로 인하폭이 낮았던 부탄에 대한 ‘선별적 추가 인하’가 불가피해진 셈이다.
5월 1일부터 리터당 51원 절감
부탄 유류세 인하 확대는 오는 5월 1일부터 시행되며, 인하 기간도 기존 4월 말에서 6월 말로 두 달 연장된다.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실질 절감 효과는 리터당 51원으로, 기존 10% 인하 대비 31원이 추가로 낮아지는 수준이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소형트럭을 주요 생계 수단으로 삼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실질적인 운영비 경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한다. 다만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과거 분석한 바와 같이, 차량 보유 대수와 사용량이 많은 계층일수록 유류세 인하 혜택이 상대적으로 크게 귀속되는 구조적 한계도 함께 주목된다.
정부는 또 전날 기준 전국 주유소 5767개소를 점검해 석유사업법 위반행위 99건을 적발하고 해당 지방정부에 통보했다. 4차 석유 최고가격은 24일 오후 최근 국제유가 흐름과 국민 부담 등을 종합 고려해 결정·발표할 예정이다.
계란·닭고기 긴급 수입…관리비 공개도 의무화 추진
먹거리 분야에서도 대응 조치가 동시에 발표됐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특란 기준 30구당 계란 가격이 2월 6561원에서 4월 1~15일 기준 6993원으로 오르자, 태국산·미국산 신선란 총 448만 개를 긴급 수입하고 할인 지원도 병행하기로 했다.
닭고기는 5~8월 성수기를 앞두고 스페인과 벨기에에서 육용종란 총 2300만 개를 수입하며 최대 40% 할인 지원을 실시한다. 재경부 강기룡 차관보는 “3월 소비자물가가 2.2%로 선방했지만 4월은 2% 중반대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현재 공개 비율이 0%대에 불과한 소규모 주택의 관리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집합건물법 개정을 통해 모든 주거용 건물로 관리비 내역 공개 의무를 확대할 방침이다. 임대료에 관리비를 전가하는 관행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