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으로 퇴직하면
4억 3천만 원 드립니다
기업 인력의 고령화로 인해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자, KT가 결국 초강수를 내밀었다.
자발적인 퇴직을 유도하기 위해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KT는 최대 4억 원이 넘는 퇴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소식이 전해지자 은행과 증권사 간 퇴직연금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이달 31일부터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가 시행되면서 금융사들은 퇴직금 고객 확보를 위한 맞춤형 상담 서비스와 혜택을 쏟아내고 있다.
KT는 오는 11월 4일까지 약 6,000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특별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KT의 이번 희망퇴직은 인당 최대 4억 3천만 원의 위로금을 포함해 퇴직금까지 더해져 약 3,000억~4,0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시장에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퇴직금이 거액이어서 고객 일부만 확보해도 상당한 규모가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각 금융사는 KT 퇴직자들을 위한 전담팀을 꾸리고 다양한 유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신한은행은 KT 전담팀을 운영하며 IRP 계좌를 통해 퇴직금을 입금받는 고객에게 다양한 포인트와 기프티콘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하나은행도 전국 지점마다 KT 전담 상담 인력을 배치하고 수익률 관리와 사후 관리를 위한 전용 자산관리팀을 구성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KT 임직원 전용 안내장을 제작하고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 및 비대면 IRP 신규 운영 시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400조 시장 잡기 위한 금융사들의 치열한 전쟁
이러한 금융사들의 총력전은 31일 도입되는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와 관련이 깊다.
이전에는 퇴직연금을 옮기려면 계좌를 해지해야 했지만, 이제는 쉽게 계좌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소비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찾아 이동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퇴직연금 사업자의 총적립금은 400조 원을 넘으며, 은행이 보유한 적립금은 그중 절반 이상인 210조 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기존 고객을 놓치지 않으려는 은행과 새 고객을 끌어들이려는 증권사 간 경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KT의 이번 희망퇴직은 단발성 이벤트이지만 고령화와 기업들의 인력구조조정이 잦아지며 유사한 사례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처럼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할 경우, 은퇴 후 자산 관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고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연금 수익률 및 서비스의 차별화가 고객 확보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