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부족에 막힌 AI 경쟁력
AI가속기, 메타 보유 35만개 vs 韓 2천개

전 세계가 AI 패권을 놓고 총력전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은 GPU 부족은 물론 인프라, 인재, 제도 면에서도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 AI 전쟁에서 변변한 ‘실탄’도 없이 싸우고 있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메타가 35만 개의 AI 가속기(GPU)를 보유한 반면, 한국은 고작 2천 개 수준에 불과해 경쟁국들과의 격차가 극심하다.
세계는 ‘AI 총력전’, 한국은 ‘중진국 함정’에 빠지나

한국은 과거 반도체, 자동차, 스마트폰 산업에서 강한 경쟁력을 보이며 세계 시장을 주도해 왔다. 그러나 AI 시대에 들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AI는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기존 산업에 AI가 융합되면 생산성이 급격히 향상되고, 새로운 시장이 창출된다. 하지만 한국은 이러한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발표한 ‘AI 성숙도 매트릭스’에 따르면, 한국은 ‘AI 안정적 경쟁국’으로 분류됐다.

반면 미국, 중국, 캐나다, 영국, 싱가포르 등 5개국만이 ‘AI 선도국’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한국의 AI 운영 환경은 35위로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는 AI 관련 법과 제도가 미비하고, 데이터 활용 규제가 엄격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기 어려운 환경임을 의미한다.
더 큰 문제는 인재 부족이다. 한국산업연합포럼에 따르면, 전 세계 30개국의 AI 인력은 47만 8천 명에 달하는데, 한국은 겨우 2,500명 수준이다. 주요 경쟁국인 미국, 중국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의 하정우 센터장은 “미국을 100점으로 본다면, 중국은 50점대 초반, 한국은 30점 정도”라며 “한국이 조금만 더 뒤처지면 AI 경쟁에서 20위권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GPU 부족이 만든 ‘AI 개발 병목 현상’

AI 개발에서 GPU는 핵심 자원이다. AI가 대량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실시간 추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연산 능력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H100 GPU는 AI 업계에서 ‘금값’으로 불리며,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이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극심한 GPU 부족 사태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AI 스타트업들은 “GPU가 없어 모델을 제대로 학습시키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AI 연구를 진행하려 해도 GPU가 턱없이 부족해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며 “그마저도 미국 기업들이 GPU를 독점하다시피 해 대여 비용이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슈퍼컴퓨터 6호기 도입을 추진하며 GPU 수급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2,929억 원이던 사업비를 4,483억 원으로 증액했지만, GPU 가격 급등과 환율 상승으로 인해 예산이 빠듯한 상황이다.
지난해 환율 기준(1,305원)으로 계획된 사업이 현재 1,400원을 넘는 고환율 환경에서 진행되면서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 AI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해법은?

전문가들은 한국이 AI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국가 차원의 GPU 인프라 확충 △AI 스타트업 육성 △AI 최적화 기술 개발 △인재 유출 방지를 위한 연구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IT 업계 관계자는 “AI 산업은 단순히 기업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정부가 직접 GPU 확보를 위한 펀딩을 지원하고, AI 인재 양성을 위한 국가적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은 AI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들이 자유롭게 연구·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현재 한국의 AI 관련 규제는 지나치게 엄격해 기술 개발 속도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 활용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AI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AI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그리고 지금의 격차가 더 벌어진다면, 한국은 다시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AI 패권을 쥐기 위한 싸움에서 한국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이제 정부와 기업의 선택에 달려 있다.
젊은인재들 모조리의대로. 나라가 후진국이다
한국도 독자적 GPU 개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