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진짜?”, “8년 묵은 족쇄 풀리나”… 드디어 숨통 트이는 소식에 ‘기대감 솔솔’

한중 정상회담에 K-콘텐츠 해제 기대감
유커 회복·수출길 확대 희소식에 촉각
K-팝은 ‘아직 신중’… 관망세 유지 중

최근 열린 한중 정상회담이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후 사실상 지속되어 온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풀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관련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고전해 온 K-뷰티와 K-푸드 업계가 이번 관계 개선 소식에 가장 먼저 반색하는 분위기다.

비록 한한령이 K-팝이나 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를 직접 겨냥했지만, 그 여파로 인한 반한 감정은 한국 제품 전반의 소비 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K-뷰티·식품, “중국 지갑 다시 열릴까”

한때 ‘없어서 못 팔던’ 한국 화장품은 중국 시장에서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한령의 여파에 더해, 중국 토종 브랜드(C-뷰티)가 무섭게 성장하고 애국 소비 열풍까지 불면서 설 자리를 잃어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화장품 수입 시장에서 한국산 비중은 2021년 52.9%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3분기 24.3%까지 급락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은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라며 “이번 관계 개선이 수익성 회복과 질적 성장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식품 업계도 마찬가지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처럼 일부 히트 상품이 있긴 했지만, 많은 기업이 통관이나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다시 늘어나고 K-푸드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산된다면 수출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K-팝, “이번엔 진짜?”…신중한 기대

한한령의 직접적인 타깃이었던 K-팝 업계는 기대와 신중함이 교차하고 있다. 2016년 이후 한국 가수들의 중국 본토 공연이나 방송 출연은 사실상 전면 중단된 상태다.

최근 한중 정상회담 만찬에서 시진핑 주석이 K-팝 공연 재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으나, 업계는 섣부른 낙관을 경계하고 있다.

과거에도 몇 차례 해제설이 돌았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변화 없이 끝났던 경험 때문이다.

한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리면 물론 큰 기회지만, 워낙 변수가 많은 곳이라 실제적인 조치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또한 K-팝이 지난 몇 년간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으로 무대를 성공적으로 넓혀왔기 때문에, 과거처럼 중국 시장 하나에 목매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문화 교류가 본격적으로 재개된다면, 이는 K-뷰티, K-푸드를 포함한 ‘K-브랜드’ 전반의 부활을 이끄는 강력한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