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한국의 실업률이 한 달 만에 급등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에서 중위권으로 추락했다. 11월 2.7%였던 실업률이 12월 4.0%로 1.3%포인트 상승하며, OECD는 “한국이 콜롬비아와 함께 실업률 상승폭이 가장 컸다”고 지적했다. 실업자는 118만 9000명으로 전월보다 39만 3000명(49.3%) 급증했다.
특히 60세 이상 여성층의 충격이 컸다. 이들의 실업률은 11월 0.9%에서 12월 12.0%로 11.1%포인트 폭등했고, 실업자 수는 3만명에서 37만 4000명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전체 여성 실업률도 2.5%에서 4.8%로 2.3%포인트 상승하며 남성(3.4%)보다 훨씬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겨울철 한파로 노인일자리 사업이 중단되면서 60세 이상 여성이 대거 실업자로 전환된 것이 주된 원인이다.
OECD 순위 11계단 추락… 2000년 이후 최고치
한국의 OECD 실업률 순위는 11월 31위(하위권)에서 12월 20위(중위권)로 11계단이나 상승했다. 멕시코(2.0%), 일본(2.7%), 체코(2.6%), 독일(3.5%) 등 주요국들이 3%대 안팎을 유지하는 동안, 한국만 4%대로 치솟은 것이다. 이는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OECD는 “25세 이상 여성 실업률이 4.6%를 기록해 2021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실업자 구성을 보면 여성이 66만 3000명, 남성이 55만 4000명으로 여성이 남성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11월만 해도 여성 실업자는 27만명에 불과했으나 한 달 만에 2.45배 급증한 것이다. 청년층(15~24세)도 실업률 6.1%(11월 4.8%)로 상승하며 고용 불안이 전 연령대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노인빈곤 OECD 최고”… 계절적 vs 구조적 논쟁
정부는 이번 실업률 급등을 “일시적 현상”으로 규정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겨울철 한파로 노인일자리가 중단되면서 60세 이상 여성 실업자가 급증했다”며 “노인일자리 사업 재개 등이 이뤄지면 실업률은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 9~11월 실업자는 75만~79만명대로 안정적이었다가 12월에만 급증했다는 점이 근거다.
그러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2026년 2월 초 여론조사에서 20대의 26%가 일자리를 최대 현안으로 꼽았고, 70세 이상 고령층도 일자리(18%)를 복지·돌봄(11%)보다 우선시했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OECD 최고 수준으로, 고령층의 일자리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계절적 중단이 즉시 실업률로 직결되는 취약성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청년층도 6.1%… “이중고” 고용시장
청년층(15~24세) 실업률도 6.1%로 전월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더 넓은 범위인 15~29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6.3%로, 실업자는 22만 9000명에 달한다. 노인일자리 중단이라는 단기 충격에 청년 고용 불안이라는 장기 과제가 겹치면서, 한국 고용시장이 “이중고”에 빠진 셈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1월 이후 노인일자리 재개로 2~3월 실업률은 일부 하락할 수 있지만, 청년층 고용 부진은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노인일자리 사업은 대부분 단기·저임금 일자리로, 재개되더라도 고용의 질적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의 “일시적 상승” 진단이 현실화될지, 아니면 구조적 취약성이 더 드러날지는 향후 수개월간의 데이터가 말해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