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기회인가 위기인가”… 1조 달러 흑자국 반납한 한국 경제, 2026년 운명 가를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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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대외금융자산 증가
달러/출처-연합뉴스

사상 최대의 해외투자 열풍이 불었지만, 정작 한국의 대외 지급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는 5년 만에 뒷걸음질쳤다. 서학개미를 중심으로 한 해외 주식 투자가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났지만,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그 이상으로 급증하면서 발생한 역설적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은 2조8,752억달러(4,137조원)로 전년 대비 3,626억달러(522조원) 증가했다. 연간 증가 폭으로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특히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는 2,719억달러나 급증하며 잔액(1조2,661억달러)과 증가액 모두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하지만 대외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대외금융자산은 9,042억달러로 오히려 1,978억달러(284조원) 감소했다. 2020년 이후 처음 줄어든 것이다. 한국은 2024년 사상 처음으로 얻은 ‘대외금융자산 1조달러 흑자국’ 타이틀을 불과 1년 만에 반납하게 됐다.

서학개미 해외투자, 사상 최대 기록 경신

24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출처-연합뉴스

2025년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배경에는 세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우선 미국 등 선진국 주식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확대로 지분증권 투자가 2,335억달러 늘었다. 여기에 글로벌 주가 상승으로 보유 자산의 평가금액이 자동으로 증가했고, 채권 등 부채성증권 투자도 383억달러 확대되며 분산투자가 이루어졌다.

직접투자도 662억달러 증가했는데, 자동차와 이차전지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문상윤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 확대와 글로벌 주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대외금융자산이 역대 최대 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 강세, 외국인 자금 5,200억달러 몰려

대외금융자산·부채 추이/출처-한국은행, 연합뉴스

문제는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그 이상으로 급증했다는 점이다. 2025년 국내 증시가 역사적 강세를 보이면서 비거주자의 증권투자가 5,200억달러나 쏟아졌다. 지분증권만 4,587억달러, 부채성증권도 613억달러 증가했다. 이로 인해 대외금융부채는 5,604억달러 급증했고, 이는 대외금융자산 증가분(3,626억달러)을 크게 웃돌았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지난해 대외채무 증가는 우리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앞두고 외국인 투자가 증가하는 등 해외자금의 국내 유입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WGBI는 글로벌 채권 지수 중 가장 영향력이 큰 지수로, 편입이 확정되면 지수 추종 펀드의 자동 매수가 이어지며 대규모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다.

외채 건전성은 양호… 2026년 변동성 주목

대외 채권·채무 추이/출처-한국은행, 연합뉴스

순대외금융자산 감소와 함께 단기외채 비중이 전년 21.8%에서 23.3%로 증가하면서 일각에서는 외채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도 35.3%에서 41.8%로 6.6%포인트 높아졌다.

그러나 한은은 “단기외채 비율 등이 올랐지만 대외채무의 상당 부분이 외국인의 국내 증권 투자 수요 확대에 따른 것”이라며 “오름폭이 과거 변동 범위 안에 있고, 외채 건전성과 대외지급능력은 모두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외채 증가의 주요 원인이 장기적 외화 부채가 아닌 유동적 증권 투자 자금이라는 설명이다.

한은은 2026년 전망에 대해 “경상수지 흑자는 대외금융자산 확대 요인이지만, 4월 WGBI 편입 등은 대외금융부채 확대 요인”이라며 “변동성이 커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국내외 증시 흐름과 외국인 자금 동향이 올해 순대외금융자산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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