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2000만 명 돌파에도…국내 가상자산 시총, 40조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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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코인 시총 100조 붕괴…트럼프發 리스크에 ‘롤러코스터’ / 뉴스1

투자자 수가 사상 처음 2000만 명을 넘어섰지만,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체력은 오히려 쪼그라들었다. 한국은행이 13일 발간한 ‘2025년도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5개 가상자산거래소의 보유금액은 81조 7000억 원으로 연초(121조 8000억 원) 대비 약 40조 원, 33% 급감했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연초 11조 8000억 원에서 연말 2조 7000억 원으로 77% 폭락했다. 투자 대기성 자금인 원화 예치금 역시 같은 기간 10조 7000억 원에서 8조 1000억 원으로 줄어들며 시장 전반의 냉각을 확인시켰다.

관세·금리 악재가 촉발한 ‘롤러코스터’ 장세

지난해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 투자심리가 호전되며 보유금액은 121조 8000억 원 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미·중 무역갈등 격화와 관세 부과 본격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며 6월에는 89조 2000억 원까지 하락했다.

7월에는 반전이 찾아왔다. 미국 의회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연방 차원 인가·감독 체계를 마련하는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가 통과되며 가상자산 제도화 기대감이 부각됐고, 보유금액은 112조 5000억 원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10월 이후 가상자산 파생상품 대규모 청산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전망 약화가 겹치며 위험회피 심리가 재확산, 연말 81조 7000억 원으로 재차 주저앉았다.

투자자 수는 역대 최고…그러나 ‘속 빈 강정’

비트코인 하락
비트코인 /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말 기준 5개 거래소의 계정 보유 투자자 수는 2163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거래소들의 신규 고객 유치 경쟁과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 증가가 맞물린 결과다.

그러나 투자자 구성을 들여다보면 내실은 취약하다. 금감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투자자의 74.2%인 826만 명이 100만 원 미만의 소규모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1억 원 이상 보유자는 전체의 1.5%인 17만 명에 그쳤다. 시장 전문가들은 소매 투자자 중심의 고위험 구조가 심화되면서 실질적인 거래 동력이 약화됐다고 분석한다.

’60조 원 오지급’ 빗썸 사태…한은 “내부통제가 핵심 문제”

시장 위축과 함께 거래소의 내부통제 부실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2월 6일 빗썸에서는 담당 직원이 고객 이벤트 당첨금의 지급 단위를 원화가 아닌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하면서, 2000원~5만 원 상당을 지급해야 할 자리에 62만 비트코인(약 60조 원 상당)이 오지급됐다.

빗썸 / 연합뉴스

오지급을 받은 일부 고객들이 비트코인을 대량 매도하면서 빗썸 내 비트코인 가격은 9800만 원에서 8100만 원으로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패닉셀·자동손절·담보대출 강제 청산 등으로 약 10억 원 규모의 이용자 피해가 발생했다.

한은은 일차적 원인을 직원의 입력 실수로 꼽으면서도, 핵심 원인은 내부통제 장치의 부재라고 짚었다. 상급자 결재나 내부 감시부서 확인 없이 담당자 단독으로 가상자산을 지급할 수 있는 구조였고, 내부 장부와 블록체인 잔고 간 대조도 하루 한 차례에 그쳐 초과 지급이 걸러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한은은 “가상자산업계는 기존 제도권 금융회사에 비해 내부통제 장치가 미흡하고 규제 강도가 낮다”며 이중확인 시스템 구축, 내부 장부와 블록체인 잔고 간 실시간 자동 정합성 검증, 가격 급변 시 거래를 중지하는 서킷브레이커 도입 검토를 촉구했다. 아울러 현재 정부·국회에서 논의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가칭) 제정 시 이 같은 사항을 법령에 반영해 거래소 운영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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