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버스도 국장이다”
K 주주들, 국장에 환멸
R의 공포, 인버스에 몰리다
“어떻게 보면 죄송한 말이지만, 일단은 사실 우리가 먼저 살아야 주식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주식 시장은 사실은 어떤 선함, 착함, 애국심보다는 서바이브, 생존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7월 22일, 인기 경제 채널 ‘슈카월드 코믹스’에서는 한 여성 패널의 발언이 화제를 모았다.
미국 주식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봤다는 여성 패널 ‘니니’는 국내 주식 시장으로 돌아오면서 ‘KODEX 200 선물인버스 2X’를 선택하여 화제를 모았다.
블랙 먼데이와 R의 공포, 인버스를 불러오다
8월 5일, 아시아 시장에는 검은 월요일(Black Monday)로 코스피(Kospi)는 하루만에 8.77% 넘게 하락하면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현상을 겪었다.
지난 9월 9일에는 차츰 회복하였으나 장이 열리자마자 코스피 2500선이 붕괴하면서 ‘블랙 먼데이’가 재현될 뻔하기도 하였다.
최근 이처럼 불안정한 증세를 보이던 코스피 시장 상황으로 인해 인버스 ETF의 수요는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8월 평균 거래 대금이 7월 대비 48% 증가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곱버스’가 뭐길래…
블랙먼데이 하루 전인 8월 4일에는 일평균 거래량 1위 ETF는 ‘KODEX 200 선물 인버스 2X’가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2위는 ‘KODEX 코스닥150 선물 인버스’, 3위는 ‘KODEX 인버스’였다.
인버스 ETF란 추종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역으로 추적하는 ETF로, 쉽게 말하면 해당 상품이 하락할수록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의 ETF다.
‘KODEX 200 선물인버스’의 경우에는 ‘KODEX 200 선물’가 하락할수록 수익을 낼 수 있으며, ‘곱버스’라고 불리는 ‘KODEX 200 선물 인버스 2X’는 하락 시에 두 배의 수익을 내는 ETF다.
단, 이런 인버스 ETF는 추적 지수가 상승할 경우에는 그만큼의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금투세와 R의 공포가 온다
이처럼 인버스 ETF에 매수세가 몰리는 이유는 개인 투자자인 개미들이 코스피의 상승보다는 하락에 베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내년 1월 1일에 시행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둘러싼 대립과 미국 경제 지표가 예상치보다 낮을수록 ‘R의 공포'(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밀려 드는 중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블랙 먼데이 이후, 8월 6일부터 8월 16일까지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가장 많이 선택하였고, 총 2030억 원 가량을 순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주식 관련한 커뮤니티에서는 우스갯소리로 ‘국장 탈출은 지능 순이다’라는 말도 떠돌고 있다. 그만큼 국내 주식에 대한 신뢰성이 바닥으로 떨어진 요즘 같은 상황에 곱버스의 상승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귀추가 주목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