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계의 전통 강자,
프랑스를 넘어서다

“프랑스 화장품은 지금까지 명품의 상징이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한국이 대세죠.”
전통적으로 프랑스는 전 세계 화장품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 왔다.
샤넬, 디올, 겔랑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브랜드들이 프랑스를 뷰티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판도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지난 2024년, 한국 화장품은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 22.2%를 기록하며 프랑스(16.3%)를 제쳤다.
미국에서는 안티에이징과 보습 효과를 앞세운 기초화장품이 주력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에서는 색조화장품이 중심이 되어, 한국 아이돌 메이크업을 선호하는 MZ세대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미국의 한 소비자는 “한국 제품은 가성비와 효능 면에서 뛰어나다”며 “더 이상 프랑스 브랜드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K-뷰티의 비결은 바로 ‘기초’와 ‘색조’

K-뷰티의 성공은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 두 축이 고르게 성장한 덕분이다.
미국에서는 기초화장품 수출이 2020년 2억 3185만 달러에서 2024년 8억 1508만 달러로 3.5배 증가했다.
반면 일본에서는 색조화장품이 2020년 1억 9687만 달러에서 2024년 3억 1662만 달러로 1.6배 증가하며 K-뷰티의 선봉에 섰다.
이로써 한국 화장품의 수출액은 102억 달러로 사상 첫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모두 지난 5년간 K-뷰티의 수출 증가율이 각각 3.5배와 1.6배로 전 세계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K-뷰티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글로벌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다는 뜻이다.
K-뷰티의 성공 뒤에는 K-팝과 한류가 자리 잡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같은 글로벌 아이돌 그룹의 인기는 한국 화장품의 가치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여기에 더해 한국 화장품 기업들은 현지 소비자 맞춤형 제품 개발과 친환경·고기능성 소재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소비자들이 신뢰할 만한 품질과 트렌디한 이미지를 동시에 잡은 것이 K-뷰티 성공의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K-뷰티는 전통의 강자 프랑스를 넘어서며 글로벌 화장품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전문가들은 유럽, 남미 등 아직 공략하지 않은 시장으로의 확장과 더불어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제품 개발이 지속 성장의 열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