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 대응 정책 시급한 가운데
다양한 해법 모색 필요성 제기
주목받고 있는 일본의 선례

“정년까지 2년 남았는데, 그 이후가 막막합니다.” 58세 김모씨의 한숨 섞인 말이다.
퇴직 후 국민연금 수급까지 소득 공백이 생기고, 재취업 가능성도 불투명해 고민이 깊어진다.
올해부터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의 은퇴가 시작됐다. 전체 인구의 18.6%를 차지하는 이들 954만 명은 향후 11년간 순차적으로 정년을 맞게 된다.
문제는 정년 후 국민연금 수급까지 평균 3~5년간 소득 공백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에 한국은 정년 연장 방안을 모색하는 반면, 일본은 이미 다양한 고령자 고용 보장 제도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정년 연장과 청년 일자리 균형의 과제
최근 정년 연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청년 일자리 감소 등 다양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5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경영·경제·법학 교수 2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최근 조사에서 응답자의 62.4%는 정년 연장 시 가장 큰 부작용으로 ‘청년층 신규 채용 감소’를 지목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고령층 일자리와 청년 고용이 균형을 이루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임금체계 개편과 고용유연성 확보를 통해 세대 간 상생하는 고용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일본의 고령자 고용 정책이 참고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의 선택, 다양한 방식의 고령자 고용 보장
한국보다 앞서 고령화 문제에 직면한 일본은 2025년 4월부터 기업이 65세까지 희망하는 모든 근로자의 고용을 보장해야 하는 ‘노인 완전 고용’ 체제로 전환했다.
후생노동성 자료에 따르면, 기업들은 ▲정년 폐지 ▲정년을 65세로 연장 ▲계속고용제도 도입(60세 정년 후 재고용)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현재 일본 기업의 67.4%가 계속고용제도를 선택하고 있으며, 정년 연장은 28.7%, 정년 폐지는 3.9%에 불과하다.
일본의 사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고용 연장과 함께 임금체계를 유연하게 조정했다는 것이다.
일본 기업들은 고령 근로자의 고용을 다양한 형태로 보장하면서도 유연한 근무 방식을 도입해 기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계약직 전환, 파트타임 근무, 성과급 임금제 등을 활용해 고령자의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하는 동시에 청년 고용 기회도 확보하는 균형 잡힌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임금체계 개편, 한국의 핵심 과제로 부상
이러한 일본의 사례는 한국이 직면한 과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국 전문가들은 고령자 일자리 확대를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으로 ‘높은 임금 연공성'(66.7%)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고령층 고용 확대를 위해 ▲고용방식 다양화(68.1%) ▲고용유연성 확보(53.3%) ▲임금체계 개편(48.6%)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는 앞서 언급된 청년 일자리 감소 우려와 기업 부담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이기도 하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제안을 고려할 때, 한국도 일본의 사례를 참고하여 정년 연장과 함께 임금체계 개편, 다양한 고용 형태 도입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도 “정년연장은 인구구조 변화와 소득공백 문제 해결을 위해 중요하다”면서도 “대기업과 공공부문에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보다 균형 잡힌 접근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결국 단순한 정년 연장이 아닌, 세대 간 상생할 수 있는 고용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한국 사회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퇴직시기에 맞춰 국민연금수령시기 조절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