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억 투자했는데 “말도 안돼”…국토부 소식에 서민들 ‘발칵’

서민 주거 안정에 쓰이는
주택도시기금의 여유자금,
미국 부동산 때문에 잃었다

“안 그래도 어려운데 더 어려워지게 생겼네”, “어떻게 해야 할지 참 답답하다”

여전히 빨간불이 들어와 있는 경기 침체의 시기에 서민들 한숨짓게 만드는 소식이 또 다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가 미국 부동산에 투자한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을 전액 손실 봤다는 소식이다.

지난 4일, 국회 국토 교통위원회 소속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운용 현황’ 자료를 건네받으면서 국토부의 손실 소식이 알려졌다.

미국 매사추세츠 보스턴의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인 스테이트스트리트 빌딩에 투자한 기금 여유자금 1800억 원이 전액 손실을 봤다.

해당 투자는 국토부로부터 자금 운용을 위탁받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실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처음 투자할 때만 하더라도 연 6%의 수익률을 기대했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바로 미국 빌딩 공실률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인하여 공실률이 증가하면서 올해 기준 스테이트스트리트 빌딩의 자산 가치는 무려 30%나 하락했다.

이에 지난 3월, 빌딩 차주인 글로벌 부동산 개발사가 자금난으로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면서 원금 손실 가능성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투자를 진행했던 미래에셋 측은 “전액 손실 관련 이슈는 없다”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지만, 5개월 만에 원금 전액 손실 확정 소식이 전해졌다.

4년만에 1/3이 사라진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문제는 손실을 본 주택도시기금의 여유자금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주택도시기금은 디딤돌·버팀목 대출, 저소득층 임대주택 공급 등에 쓰이는 기금으로 서민들의 주거 안정이 주목적이다.

그러나 최근 2년 사이 기금 여유 자금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2021년 45조 원에 달했던 여유자금은 올해 5월 말 기준, 1/3 남짓인 16조 3천억 원까지 감소했다.

국토부는 이 남은 여유자금으로 국내외 주식,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하면서 운용 수익을 거두고 있지만, 이번 일을 통해 1800억 원을 잃고야 말았다.

국토부의 관계자는 “전체적인 여유자금의 운용 수익률은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지만 사람들의 불안감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손실된 돈은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는다”라면서 “1800억 원이라는 돈을 투자한 뒤 예의주시하지 않은 게 아쉬울 따름”이라며 이를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