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 시장, 국제 시세보다 20% 더 비싸
2주째 고공행진…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 재현
전문가들 “투자 위험 커질 수 있어” 경고

“금값이 해외보다 20% 이상 비싸요? 이건 말도 안 되는데…” 한 투자자의 당혹스러운 반응이 국내 금 시장의 이례적인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15일, 한국거래소의 KRX 금시장에서는 금 현물 가격이 국제 시세와 20% 이상 차이 나는 ‘골드 프리미엄’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2014년 시장 개설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국내 금값 폭등,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 재현되나
15일 오후 1시 기준, KRX 금시장에서 1g당 금 현물 가격은 16만 8,200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국제 금 가격이 13만 5,000원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약 24%의 가격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마감 시점에는 괴리율이 20.13%로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 비트코인 시장에서 나타났던 ‘김치 프리미엄’과 유사하다.
‘김치 프리미엄’은 한국의 엄격한 외환 규제와 자본 통제, 개인 투자자 중심의 시장 구조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금 ETF도 괴리율 급등… 전문가들 “투자 주의” 당부

국내 유일의 금 현물 ETF인 ‘ACE KRX금현물’도 이례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부터 연속으로 괴리율 초과 공시가 발표되었으며, 5일에는 괴리율이 2.15%까지 치솟았다.
삼성증권의 이영훈 연구원은 “금은 일물일가의 법칙이 적용되는 자산이기 때문에 괴리율의 평균 회귀 경향이 강하다”며 “향후 정상화 과정에서 단기 충격이 발생할 수 있어 국제 금 현물이나 선물로의 교체를 권고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금 시장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동안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1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2조 8,929억 원을 기록했으며,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조 1,288억 원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MMF와 CMA 잔고도 각각 213조 원, 85조 원 수준을 유지하며 큰 변동 없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