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된 경기 하락에
중소기업 위기감 고조
미국 관세폭탄까지 덮쳐

“관세 25%가 현실화되면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 중소기업 대표의 절박한 목소리가 한국 경제의 심각한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연이은 경기 하락과 대외 여건 악화로 국내 중소기업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더 깊어지는 경기 침체
중소기업중앙회가 13일부터 19일까지 3,071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6월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는 75.0으로 전월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4.4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로, 중소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이 79.8로 전월 대비 1.0포인트, 비제조업은 73.0으로 0.4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특히 건설업은 66.2로 무려 6.9포인트나 급락해 산업 전반의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지표는 경기 침체가 특정 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자금 사정도 75.1에서 74.9로 악화된 가운데, 중소기업들이 꼽은 최대 애로사항은 ‘매출 부진'(61.9%)이었다.

이어서 인건비 상승(34.4%)과 원자재 가격 상승(29.3%)이 주요 고민거리로 나타났다. 4월 평균 가동률은 70.7%로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해 생산 활동 위축이 실질적인 경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발 관세 쇼크에 ‘이중고’
내수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은 수출 중소기업들에게 또 다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14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미국 수출 상위 10대 품목 기업 658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이 10% 기본관세를 부과할 경우 58.1%가 부정적 영향을 예상했다.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 15%의 상호관세까지 더해져 총 25%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무려 81%의 기업이 수출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는 ‘매우 나빠진다’는 응답이 43.5%로 가장 많았고, ‘조금 나빠진다’는 응답이 37.5%를 차지했다. 이는 관세 부담이 커질수록 중소기업의 생존 위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을 보여준다.
준비 안 된 기업들과 정부 대책
위기가 눈앞에 다가왔지만 대응책을 마련 중인 기업은 전체의 20.4%에 불과해 대다수 중소기업이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응을 준비 중인 일부 기업들은 미국 거래처와 관세 부담 논의(56%), 자체 비용 절감(39.6%), 정보 탐색(27.6%)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이마저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중소기업들은 현 상황에서 정부에 물류 지원 강화(55.8%), 정책자금 확대(45.9%), 관세정보 제공(40.4%) 등 실질적인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내수 침체와 수출 위기가 동시에 닥친 이중고 속에서, 정부의 신속하고 효과적인 지원책 이행이 중소기업의 생존과 한국 경제의 회복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