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대출, 카드론 잔액 급증

최근 서민들의 가계 경제가 극심한 어려움에 처해 있는 가운데, 이들이 생활비 마련을 위해 카드론에 몰리면서 카드론 잔액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42조2201억원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8월 말 기록했던 41조8310억원을 넘어선 수치로, 카드론 잔액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카드론 잔액 급증, 서민 가계 경제 악화 신호

올해 들어 카드론 잔액은 매달 수 천억원씩 늘어나며 빠른 증가 추세를 보여 왔다.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 대출 규제 영향에 더해 경기 악화로 불황형 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카드론을 갚지 못해 다시 카드사로부터 대출을 받는 대환대출 잔액과 현금서비스 잔액 역시 전월 대비 증가세를 나타냈다. 대환대출 잔액은 1조6555억원으로 9월 말 대비 301억원 늘었고,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8355억원으로 1686억원 증가했다.

시중은행 대출 옥죄기, 카드론 수요로 이어져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대출 문턱이 높아진 것도 카드론 수요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의 규제로 시중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어려워진 서민들이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카드론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시중은행 대출 규제 영향에 더해 경기 악화로 불황형 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는 업계 관계자의 말처럼, 서민들은 생계형 대출을 받을 곳이 마땅치 않아 카드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고금리의 카드론은 가계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어 우려를 낳고 있다.

카드론 잔액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서민 가계 경제의 심각한 악화를 알리는 신호로 해석된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이 고금리 대출의 덫에 빠지면서 가계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시중은행 대출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와 서민 가계의 부실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며, 종합적인 가계부채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저신용 서민들이 생계형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가계의 채무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