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를 버티지 못해 경매에 나오는 상가 매물 수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채무 불이행으로 경매에 나오는 상가의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수요가 저조해 매물의 적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경·공매 데이터 전문업체 지지옥션은 밝혔다.
지지옥션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법원에서 진행된 상가 경매 건수는 총 2천294건으로, 전달 대비 10.1% 증가했다. 이는 작년 같은 달의 1천59건에 비해 무려 116%나 급증한 수치로, 2013년 1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매물은 증가, 수요는 급감
2022년까지 월별 상가 경매 진행 건수가 1천 건을 밑돌았지만, 작년 초부터 매물이 급증하기 시작해 2022년 4월에는 1천 건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처음으로 2천 건을 넘어서는 등, 매물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 불황과 고금리 환경이 맞물리면서 채무를 감당하지 못하는 이들이 늘면서 매물이 증가하고 있지만, 고금리로 인한 수익성 저하와 임대료 하락 등의 요인으로 상가를 낙찰받으려는 수요는 감소하고 있어 매물 적체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올해 상가 경매 시장의 낙찰률이 지속적으로 저조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6월 낙찰률은 15.6%까지 떨어졌으며 7월에는 다소 회복되어 20%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10건 중 8건이 주인을 찾지 못한다는 의미로 상당히 낮은 수치이다.
또한, 여러 차례 유찰되면서 낙찰가율도 감정가 대비 저조한 상태이다. 지난 4개월 동안 전국 상가 경매의 낙찰가율은 50%대에 머물렀으며, 7월의 낙찰가율은 59.3%에 그쳤다.
수도권 상가도 경매 매물 증가
수도권 상가 경매 시장도 국내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아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달 서울에서 진행된 상가 경매 건수는 총 286건으로, 1년 전(106건)에 비해 거의 세 배 가까운 수준으로 증가하며 2015년 2월(293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기 지역 역시 지난 달 상가 경매 건수가 총 487건으로, 2015년 3월(585건) 이후 최대치에 근접한 수치를 보였다.
그러나 서울 지역의 상가 낙찰률은 22%, 낙찰가율은 77.1%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지만, 경기 지역에서는 낙찰률이 17%, 낙찰가율이 60%에 그치며 상당히 저조한 편이다.
서울의 상가 경매 시장은 아파트 경매 시장과 비교해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 시장에서는 지난 달 낙찰된 아파트 중 20%가 감정가를 초과했고, 평균 낙찰가율이 93.7%에 달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상가 경매 시장은 특히 패션몰, 전자제품 전문상가 등 ‘테마상가’ 부문에서 낙찰률과 낙찰가율이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충무로에 위치한 한 패션몰 내 상가는 작년 8월 경매에 처음 나왔지만, 9차례의 유찰을 거친 후에야 1년 만에 겨우 주인을 찾았다. 이 상가의 낙찰가는 감정가의 13%인 3천110만원에 불과했다.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의 한 상가가 8차례 유찰된 끝에 지난달 감정가의 23% 수준인 369만1천원에 낙찰되는 등, 수도권 상가 경매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지방 상가 경매 시장 또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공급과잉으로 인한 공실 증가와 오랜 기간 임차인을 찾지 못한 상가들이 경매 매물로 계속 나오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상가 임대시장의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고 경매 신규 신청 건수도 계속 늘고 있어 매물 적체 현상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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