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5억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 급감
토허제 확대로 강남3구·용산구 거래 줄어
6억 이하 저가·소형 아파트로 수요 이동

강남 지역이 침체된 사이, 서울 외곽에서는 뜨거운 열기가 감지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이후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저가 실수요 아파트로 빠르게 이동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서울 주택시장의 지각변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토허구역 확대 이후 고가 아파트 거래 ‘뚝’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 분석 결과,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강남3구와 용산구로 확대한 지난 3월 24일 이후 신고된 아파트 거래 중 15억 원 초과 거래 비중은 전체의 19.0%를 차지했다.

이는 올해 1월부터 3월 23일까지의 33.0%에 비해 14%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특히 강남구의 경우 2월 597건, 3월 835건이던 거래량이 4월에는 106건으로 급감했다. 송파구도 2월 720건, 3월 903건에서 4월 126건으로 크게 줄었다.
이처럼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의 거래가 얼어붙는 동안, 6억 원 이하 저가 아파트 거래 비중은 14.2%에서 20.1%로 확대되며 시장 흐름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저가·소형 아파트 인기 급상승

이러한 토허구역 재지정의 영향은 평형별 거래 비중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용 60㎡ 이하’ 소형 평형 거래 비중은 토허구역 재시행 이후부터 지난달 19일까지 45.6%로, 이전 41.0%보다 4.6%포인트 증가했다.
고가 아파트에서 저가·소형 아파트로 수요가 이동하는 현상이 확연히 드러난 것이다.
이와 함께 법원 등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4월 서울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거래 가액 대비 채권최고액 비율은 46.0%로 3월 44.7%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주택 매수 시 대출 비중이 늘어난 것을 의미하며, 실수요자들이 금융권 대출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수요자들 몰리는 ‘북적북적’ 외곽 지역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대출 비중 증가가 강남 주변이 아닌 외곽지역에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4월 주택 매수 중 채권최고액 비율은 은평구가 62.1%로 3월보다 8.7%포인트 증가했고, 노원구는 57.7%에서 63.6%로 5.9%포인트, 서대문구는 53.1%에서 58.1%로 5.1%포인트 상승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거래량 증가도 함께 감지됐다. 은평구는 4월 거래량이 3월의 63.9% 수준까지 따라잡았고, 노원구는 59.8%, 서대문구는 75.2%를 기록했다.

서울 전체 4월 거래량이 3월의 약 46% 수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이들 외곽 지역의 거래 활성화가 얼마나 두드러지는지 알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 강남지역 등 핵심지 집값이 많이 오르자 매수 관망세를 유지하던 실수요자들이 추가 집값 상승 불안감으로 매수에 나선 것”이라며 “앞으로 국내 기준금리가 더 오르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가격이 더 내려갈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