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지급을 27일 시작하면서 유통업계의 셈법이 엇갈리고 있다. 지원금을 직접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편의점과 소형 상점은 즉각적인 수혜를 기대하는 반면, 대형마트와 이커머스는 ‘사용 불가’ 업종으로 분류돼 간접 효과를 노리는 처지에 놓였다.
1차 지급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등 취약계층이다. 지원 금액은 기초생활수급자 1인당 55만원, 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은 1인당 45만원이며, 비수도권 또는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는 5만원이 추가로 지급된다.
국민 70%를 대상으로 한 2차 지급은 5월 18일부터 7월 3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대상자 선정 기준은 다음 달 초 공개된다.
편의점 4사, 지원금 지급일 맞춰 ‘총력전’
편의점 업계는 이번 지원금을 사실상 최대 성수기로 보고 공격적인 프로모션에 나섰다. GS25는 5월 한 달간 계란·과일·채소 등 생활밀착 품목을 포함해 2,500종 이상의 상품을 할인 대상에 올렸다. 매달 1일 열던 정기 행사 ‘초특갓세일’의 개최 시기도 지원금 지급일인 이날로 앞당겼다.
CU는 지난 21일부터 선제적으로 할인을 시작했으며, 이날 기준 기존 50여 종에 37종을 추가해 월 통합 행사 품목까지 합산하면 할인 대상이 2,500여 종에 달한다고 밝혔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간편식 먹거리를 중심으로 행사 품목과 할인율을 확대했다.
이는 과거 민생회복 지원금 지급 당시의 경험을 반영한 전략이다. 당시 사용 가능 업종으로 분류된 편의점과 전통시장·소형 상점에서는 소비 유입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대형마트·이커머스, ‘낙수효과’ 흡수에 집중
반면 대형마트와 이커머스는 지원금 직접 사용이 제한된 만큼 중장기 소비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원금으로 가계의 현금 여력이 확보되면 이후 소비가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마트는 오는 30일부터 5월 6일까지 ‘고래잇 페스타’를 열고 냉동 피자 등 먹거리 할인과 함께 세탁세제·샴푸 등 생필품 2개 이상 구매 시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아울러 전국 133개 점포 내 2,500여 개 임대매장 중 약 850개(35%)에서 고유가 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적극 알릴 계획이다.
롯데마트도 같은 기간 할인 행사 ‘통큰데이’를 진행한다. 창립행사 기간을 제외하면 역대 통큰데이 중 최장 기간이다. SSG닷컴은 이마트와 공동 프로모션을 통해 장보기 물가 부담 완화에 나설 방침이다.
관건은 ‘낙수효과 흡수력’…업종별 체감도 차이 불가피
시장에서는 이번 지원금의 수혜 구도가 사용처 제한에 따라 업종별로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분석한다. 과거 민생회복 지원금 당시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이 ‘사용 불가’ 업종으로 묶여 매출 반등 효과를 체감하지 못했던 전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원금은 사용처 제한에 따라 업종별 체감도가 크게 갈릴 수밖에 없다”며 “직접 혜택을 받지 못하는 업태는 결국 소비 여력 확대에 따른 낙수효과를 얼마나 흡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지원금 사용 기한은 8월 31일까지로, 미사용분은 자동 소멸된다. 지원 대상자는 카드사 앱, 간편결제 앱을 통한 온라인 신청과 함께 읍면동 주민센터 방문 등 오프라인 신청도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