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일렉트릭이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5년 연속 성장 기록을 이어가며 영업이익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전력기기 업계에서 이례적으로 장기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6일 공시를 통해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9,953억원으로 전년 대비 48.8%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4조795억원으로 22.8% 늘었고, 순이익은 7,318억원으로 46.8% 증가했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은 3,20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3% 급증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로써 회사는 2021년부터 5년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전력기기 업종에서는 매우 드문 장기 성장 기록이다.
북미·유럽서 동시 호황… “데이터센터가 실적 견인”
실적 급증의 배경에는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있다.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한 전력기기 매출이 29.7%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메타, 구글, 애플 등 빅테크 기업들이 생성형 AI 서비스를 위해 데이터센터를 대규모로 확충하면서, 고전력 인프라 핵심 장비인 변압기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주력 시장인 북미의 호황이 지속됐고, 유럽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38.3% 증가하며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했다. 연간 수주 금액은 42억7,400만달러로 목표치(38억2,200만달러)를 12% 초과 달성했으며, 수주 잔고는 67억3,1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1.5%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증가로 3년 이상의 수주 잔고를 이미 확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수적 가이던스”… 증권가 목표가 110만원 돌파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경영 목표로 수주 42억2,200만달러, 매출 4조3,500억원을 제시했다. 765kV 초고압 변압기 등 고부가 프로젝트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수익성을 높이고, 친환경·고효율 제품 라인업 강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회사가 제시한 가이던스가 보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최근 목표주가를 75만원에서 106만원으로 상향했다. 이한결 연구원은 “올해 매출 컨센서스가 약 4조7,600억원인데 가이던스는 4조3,500억원으로 낮게 설정됐지만, 환율 기준이 달러당 1,350원으로 보수적이어서 현재 환율 수준에서는 시장 추정치에 부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목표주가를 110만원으로, LS증권은 115만원으로 제시하며 모두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삼성증권의 한영수 연구원은 “과거 HD현대일렉트릭은 연초 제시한 매출 가이던스를 실제로는 6~7%가량 상회해왔다”며 기존 컨센서스를 유지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쟁사 대비 월등한 수익성은 우월한 품질과 납기를 기반으로 변압기를 할증 판매하기 때문”이라며 “현재는 추가적인 판가 인상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