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도 칭찬했는데 “알고 보니 1조 넘게 낭비했다고?”… 대체 무슨 일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뚜렷한 효과”
“전형적인 포퓰리즘 예산 낭비”
강진군 ‘반값 여행’ 두고 시선 교차

전라남도 강진군에서 시작된 ‘반값 여행’ 정책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관광객이 쓴 돈의 절반을 돌려주는 이 정책을 두고, 지역 경제를 살리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라는 평가와 함께 실효성 없는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강진군의 ‘반값 여행’, 대체 뭐길래?

‘반값 여행’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강진군이 2024년부터 시행한 제도다.

내용은 간단하다. 다른 지역에서 온 관광객이 강진의 식당이나 숙소 등에서 돈을 쓰면, 지출한 금액의 50%를 ‘강진사랑상품권’이라는 지역 화폐로 돌려준다.

돌려받을 수 있는 한도는 1인당 최대 20만 원이다. 예를 들어, 4인 가족이 강진에서 40만 원을 썼다면 20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이 상품권은 현금처럼 다시 강진 내 상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관광객의 소비가 고스란히 지역 경제로 흘러 들어가게끔 설계됐다.

강진군은 이 정책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한다. 군에 따르면, 2024년 강진을 찾은 방문객은 전년 대비 18% 늘어난 282만 명에 달했다.

올해도 인기가 이어져 4개월 만에 예산이 모두 소진되었고, 3만 팀 이상이 혜택을 받아 총 84억 원이 넘는 돈을 지역에서 썼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역 특성에 맞는 좋은 정책”이라고 칭찬하며 정부 차원에서 ‘지역사랑 휴가지원제’라는 이름으로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효과 만점” vs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이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조 의원은 “강진군의 관광객 수는 2023년 238만 명에서 올해 162만 명으로 오히려 15% 줄었다”며, 군에서 발표한 282만 명이라는 숫자는 ‘통계 뻥튀기’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역화폐로 돌려준 돈이 실제로는 인근 도시 주민들이 와서 장을 보는 데 쓰이는 등, 본래 목적인 관광 활성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 의원은 이 사업에 들어간 막대한 예산과 운영비가 결국 세금 낭비라며, 전국 확대를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강진 모델을 바탕으로 한 ‘지역사랑 휴가지원제’를 내년부터 20개 인구감소지역에서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강진 사례를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 상황에 맞게 문제점을 보완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은 “전국적으로 확대하면 1조 원에 가까운 예산이 낭비될 수 있다”며 사업 자체의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묘책인지, 아니면 선심성 정책에 그칠 것인지, ‘반값 여행’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