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아닌데 “강남보다 더 올랐다”…신고가 끊이지 않는 ‘이 동네’

서울 인접 일부 지역 신고가 거래
원거리 지역은 미분양 몸살
같은 경기도인데 명암 뚜렷
과천
과천 신고가 거래 / 출처: 뉴스1

“준강남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네요.” 경기도 과천에서 아파트를 구매한 A 씨의 말이다.

지난달 서울 근접 경기도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연이어 나오는 반면, 서울과 거리가 먼 지역은 미분양 적체로 고전하는 상반된 현상이 나타났다. 경기도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준강남’ 과천, 신고가 비율 62.5%…강남구보다 더 높아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12일 발표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분석 자료에 따르면, 4월 경기도 과천시 아파트 거래 중 신고가 비율이 62.5%에 달했다. 이는 서울 강남구(59%)보다도 높은 수치다.

과천
과천 신고가 거래 / 출처: 연합뉴스

과천시는 지난해에도 경기도 내에서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상승률이 17.23%를 기록했다. 이는 서울 서초구(12.33%), 강남구(10.66%)보다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과천의 이러한 상승세에 대해 “서울 강남권과의 접근성, 광역급행철도(GTX)-C 개통 예정, 재건축 기대감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트렌드는 과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서울 강남권과 가까운 성남 분당구(8.36%), 수정구(7.85%), 하남시(5.96%) 역시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서울 접근성’이 부동산 가치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서울 접근성이 생존 키워드…원거리 지역은 ‘미분양 몸살’

과천
과천 신고가 거래 / 출처: 연합뉴스

이처럼 서울 인접 지역이 호황을 누리는 동안, 서울과 거리가 먼 경기도 지역은 정반대 상황에 처해 있다.

지난해 경기도 안성시 아파트 실거래가는 5.4% 하락했으며, 평택(-5.38%)과 이천(-3.99%)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여기에 더해 국토교통부의 ‘2024년 1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경기도의 미분양은 1만 2,954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준공 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악성 미분양’이 2,072가구에 달한다는 점이다.

과천
과천 신고가 거래 / 출처: 연합뉴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경기도에서 아파트 지으면 분양 걱정 안 하던 시절은 지났다”며 “입지나 환경이 좋지 않으면 분양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경기도 내 지역 양극화 심화…정책적 해법 필요

이러한 경기도 내 양극화 현상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보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로 출퇴근이 편한 경기도 핵심 지역,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가 몰린 강남권만 크게 오르며 지역별 차별화가 뚜렷해졌다”며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미분양 문제가 더 이상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천
과천 신고가 거래 / 출처: 연합뉴스

분양업계 관계자는 “기존 경기도 미분양이 입지가 좋지 않은 특정 지역에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경기남부와 북부를 가리지 않고 미분양 물량이 분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경기도 전역으로 미분양 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경고신호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비수도권 미분양 해소대책에 경기도 일부 지역도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같은 경기도 내에서도 나타나는 극명한 부동산 시장의 희비는 지역 맞춤형 정책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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