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사서 창고에 묻어뒀다 “비싸게 판다”…정부, ‘할당관세 꼼수’ 뿌리 뽑는다

댓글 0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 뉴스1

관세 혜택은 국가가 줬는데, 이익은 수입업체가 독차지한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최대 40%포인트(p)까지 관세를 낮춰줬더니, 일부 업체들이 이 싼 물건을 창고에 쌓아두고 가격이 오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고가에 파는 부당행위가 횡행한 것이다.

정부가 이 ‘할당관세 꼼수’를 차단하기 위해 제도 개선에 본격 속도를 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7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TF’ 회의에서 ‘할당관세 개선 방안 후속 조치’를 보고했다.

관세 낮췄더니 창고에 쌓아뒀다…제도의 역설

할당관세란 물가 및 물자 수급 안정을 위해 특정 품목의 관세율을 최대 40%p까지 낮추는 제도다. 수입업체가 해당 물품을 그만큼 저렴하게 들여와 소비자 가격에 신속히 반영하도록 유도하는 취지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일부 수입업체들이 할당관세를 적용해 싸게 수입한 제품을 보세구역에 장기 보관하거나, 수입 신고 자체를 의도적으로 지연시켜 시장 가격이 충분히 오른 뒤에야 판매하는 방식으로 부당수익을 챙겼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세금 혜택을 줬지만, 소비자에게는 그 혜택이 전혀 돌아가지 않은 셈이다.

설탕·수산물 핀셋 규제…처벌 기준도 강화

정부 농축산물 할당관세 관리
연합뉴스

정부는 지난 2월 26일 부정 발생 가능성이 높은 품목을 집중 관리 품목으로 지정하고 보세구역 반출 의무 기한을 확대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른 관세법 시행령 개정은 지난달 3일 공포·시행됐다.

이번 후속 조치의 핵심은 두 가지다. 오는 8월부터 설탕의 시중 방출 의무 기간을 현행 6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하고, 수입 수산물 유통 이력 관리 대상에 냉동고등어·냉동갈치·냉동명태·냉동오징어·냉장오징어 5개 품목을 추가해 총 22개에서 27개로 늘린다. 시장 공급을 앞당기고 유통 경로를 촘촘히 추적해 부당행위의 빈틈을 없애겠다는 전략이다.

처벌 기준도 더 엄격해진다. 오는 7월 정기 세법 개정안에 반영될 관세법 개정을 통해, 보세구역 반입 후 수입신고를 지연할 경우 부과되는 가산세 기준이 현행 ’30일 경과’에서 ’20일 경과’로 단축된다. 또 주무 부처 장관의 요청을 받은 세관장이 화주에게 해당 물품을 즉시 보세구역 밖으로 내보내도록 명령할 수 있는 권한도 신설된다.

“땜질 처방 아닌 상시 체계”…전담 조직까지 신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일회성 단속에 그치지 않도록 구조적 감시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올해 연말까지 농축산물 할당관세 적용 품목의 수입부터 유통·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상시 점검할 수 있는 통합 관리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내에 30명 규모의 할당관세 전담 관리팀을 신설하는 방안을 재경부·기획예산처와 협의 중이다. 전문 인력이 상시 감시에 나서는 전담 체계를 마련해 부정행위 단속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