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이 지난해 11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라는 최대 악재를 겪고도 올해 봄 결제 규모를 완전히 되돌려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AI 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의 올해 4월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액은 4조6,0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유출 사태 공식 발표 이전 시점인 지난해 10월(4조4,366억원)보다 3.8% 높은 수치다.
결제액은 사태 직후인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감소세를 보였으나, 올해 3월 4조6,165억원으로 반등한 뒤 4월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하며 회복 궤도를 공고히 했다.
“1월이 최저점”…김범석의 진단과 맞아떨어진 데이터
쿠팡Inc의 김범석 의장은 현지시간 5일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 성장률은 지난 1월이 최저점이었고, 2~3월에는 개선 속도가 빨라졌다”고 밝혔다. 결제액 데이터는 이 발언을 정확히 뒷받침한다.
그는 또 “4월 말 기준 와우 멤버십 탈퇴 회원 재가입과 신규 가입 증가로 사고 이후 감소한 와우 회원 수의 약 80%를 회복했다”고 덧붙였다. 유료 구독 기반의 멤버십이 이용자 이탈을 방어하는 구조적 안전망으로 작동했다는 평가다.
MAU 3440만명, VIP 90%…고소득층도 쿠팡 의존

모바일 이용자 지표에서도 쿠팡의 우위는 뚜렷하다. 올해 4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3,440만명으로, 2위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814만명)를 4배 이상 앞섰다.
특히 쇼핑 카테고리 ‘VIP’ 이용자의 90%가 쿠팡을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가 아파트 거주자, 소득 상위 5%, 수입차 보유자 등 구매력이 높은 계층에서도 경쟁사 대비 2~4배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경쟁사도 온도차…C커머스는 오히려 뒷걸음
같은 기간 주요 경쟁 플랫폼들의 흐름은 엇갈렸다. 올해 4월 G마켓의 결제액은 3,867억원으로 지난해 10월 대비 12.0% 늘었고, 컬리도 1,530억원으로 8.4% 증가했다. 반면 11번가는 2,298억원으로 9.6% 줄었고, C커머스 선두주자인 알리익스프레스는 826억원으로 7.2%, 테무는 657억원으로 2.4% 각각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새벽 로켓배송이 생필품·식품 등 생활 밀착형 소비에 깊이 침투해 있어 이용자들이 단기간에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분석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여러 앱을 동시에 이용하는 ‘멀티호밍’ 경향이 강한 만큼, 단기 회복이 장기 점유율 안정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