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되레 금값 ‘폭탄’으로…국내 금 시세 6% 이상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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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시세 6%대 하락
서울 종로구 귀금속 거리/출처-뉴스1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이 전쟁 장기화 속에 오히려 급락하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장기전으로 굳어지면서 금 시세가 고점 대비 크게 무너지는 흐름을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시장의 국내 금 시세(99.99·1kg)는 23일 오후 1시 52분 기준 전장보다 6.45% 급락한 1g당 21만1,740원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21만65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는 글로벌 금·은 선물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쇼크로 국내 금 시세가 10.00% 폭락했던 지난달 2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중동발 위기 이전인 지난달 말 1g당 23만9,570원이었던 금 시세는 전쟁 직후 25만2,530원까지 치솟았다가, 전쟁이 장기화되자 반락세로 돌아섰다.

국제 금값도 ‘동반 추락’…주간 낙폭 2011년 이후 최대

서울 종로구 삼성금거래소/출처-연합뉴스

국제 시장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달 27일 온스당 5,193.39달러였던 국제 금 시세는 이달 3일 장중 5,380.11달러까지 올랐으나, 20일 기준으로는 4,688.04달러로 전쟁 이전보다 9.73% 하락했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산하 코멕스(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은 20일 온스당 4,574.90달러로 장을 마쳤다. 직전 주 마지막 거래일(13일) 종가인 5,061.70달러와 비교하면 불과 일주일 사이에 9.62% 떨어진 셈이다. 미래에셋증권 김석환 연구원은 “이는 2011년 9월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이라고 진단했다.

고유가→인플레이션→금리 인상 우려…금 보유 매력 ‘증발’

금값 하락의 핵심 배경으로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고공행진이 꼽힌다. 유가 상승이 주요국 물가에 직격탄이 되면서, 금값을 지지해온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급격히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삼성선물 옥지회 연구원은 “미국 지상군의 이란 투입 가능성이 제기되자,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와 달러인덱스 및 미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귀금속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 특성상, 실질금리가 상승할수록 보유 기회비용이 높아져 투자 매력이 급감한다.

서울 종로구 귀금속 거리/출처-뉴스1

‘비둘기파’ 연준 이사마저 태도 돌변…금리 인상 확률까지 등장

통화완화론자로 분류되던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마저 20일 기존의 금리 인하 입장을 접고 금리 동결로 태도를 바꾸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CME 페드워치툴에서는 올해 금리 인하 전망이 완전히 소멸되고, 오히려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인상될 확률까지 언급되기 시작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베팅이 늘어나는 가운데 금, 은 등 귀금속 가격이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실질금리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한 귀금속의 약세 흐름도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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