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국만 빠졌네”… 5조 퍼붓는데 여긴 ‘0원’, 직원들 ‘술렁’

미국에는 5조 쏘고 한국엔 “기다려”
GM의 이상한 투자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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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의 한국 투자 / 출처 : 연합뉴스

“또 한국만 빠졌네”, “이쯤 되면 철수 시나리오 아닌가요?”

제너럴모터스(GM)가 미국에 5조 원 넘는 돈을 쏟아붓겠다고 발표하자, 한국GM 직원들 사이에서 다시 철수설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GM 본사가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선언하는 동안, 한국 공장은 ‘별도 언급 없음’이라는 말 한마디에 묶여 버렸다. 상황이 반복되자 업계는 한국GM이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엔 5조 투자…한국은 생산 줄 위기

한국GM 철수설 재점화
GM의 한국 투자 / 출처 : 연합뉴스

GM은 지난해 미국에서 약 269만 대의 차량을 팔았고, 이 중 수입산은 46만 대에 달했다고 KAMA가 밝혔다.

그런데 이 46만 대 중 90%가 한국에서 만들어졌다. 다시 말해, 한국GM은 미국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은 공장이라는 뜻이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 수입 차량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GM은 이 관세 때문에 연간 이익이 최대 50억 달러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중 절반인 20억 달러가 한국GM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됐다.

GM이 한국에서 만드는 차량들은 대부분 가격에 민감한 소형 가솔린차다. 관세가 붙으면 가격 경쟁력을 잃고, 미국에서 팔리지 않으면 한국 공장의 생산량도 줄어들게 된다.

한국GM 철수설 재점화
GM의 한국 투자 / 출처 : 연합뉴스

수출이 흔들리면 공장도 흔들리고, 결국 고용과 지역 경제에도 타격이 온다.

GM은 최근 미국 미시간, 캔자스, 테네시 공장에 총 4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멕시코에서 만들던 쉐보레 블레이저는 미국에서 생산하고, 이쿼녹스도 미국 생산을 일부 병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같은 시기 한국GM은 직영 서비스센터 9곳과 부평공장의 유휴 부지를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GM이 미국 공장엔 돈을 더 쓰고, 한국 공장에선 자산을 줄인다는 점에서 ‘투자 차별’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실제로 이번 투자 발표에서 한국GM은 한 마디도 언급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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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의 한국 투자 / 출처 : 연합뉴스

GM은 한국GM에 대해 “당장 조정할 계획은 없다”며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불안감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GM, 새로운 거래처 찾고 있지만…

한편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다. 한국GM은 최근 현대제철과 손을 잡고, 처음으로 자동차용 강판을 공급받기로 했다.

그간 경쟁 관계라는 이유로 거래를 꺼려왔지만,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공급망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한국GM의 미래가 안정되려면 단순한 협력 그 이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본사 투자 계획에 한국이 빠지고, 관세 리스크가 이어지는 한, ‘지켜보겠다’는 말만으로는 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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