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왕의 몰락과
CEO들의 연쇄 퇴장
최근 글로벌 기업들에서 CEO들의 퇴장이 연이어 이어지고 있다.
23년 삼성을 제치고 반도체 매출 1위를 기록한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인텔의 팻 겔싱어 CEO는 3년 9개월 만에 사임했고, 자동차 제조사 스텔란티스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들의 퇴장은 반도체와 자동차 업계의 격변을 반영하며, 기업 경영 환경의 복잡성을 드러내고 있다.
겔싱어 CEO의 사임은 인텔의 실패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는 인텔의 재건을 목표로 야심 차게 파운드리 사업에 재진출하고 AI 가속기 ‘가우디’를 출시했지만, 연이어 실패를 경험했다.
최첨단 공정의 수율이 낮고 기술적 결함이 이어지며 고객사 이탈이 가속화되었고, 3분기에는 약 23조 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스텔란티스 역시 타바레스 CEO 퇴장 후 새로운 수장을 물색 중이다.
비용 절감에 집중했던 타바레스는 전기차 시장 전환에서 뒤처지며 결국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CEO 연쇄 퇴장, 원인은 어디에?
미국에서는 올해 들어 10월까지 1,800명 이상의 CEO가 퇴임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 증가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기업 이사회가 점차 독립적으로 변하며, 성과 부진을 이유로 CEO들에게 책임을 묻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은 인텔에 더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산업계는 미국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인텔의 미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인텔은 매출의 약 25%를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흐름은 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인텔의 몰락은 단순한 실적 부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놓치고 혁신에서 뒤처진 것이 더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모바일 및 AI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인텔은 한때 “반도체 제왕”이라는 명성을 누렸으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에서도 퇴출되며 엔비디아에 자리를 내주었다.
겔싱어의 퇴장 후 인텔은 여전히 불확실한 미래를 맞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받은 대규모 보조금도 투자 계획 축소와 생산 라인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스텔란티스, 인텔, 스타벅스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사례는 변혁의 시대에 CEO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새롭게 선택할 리더들은 이 복잡한 환경 속에서 혁신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가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