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리다매는 옛말 “한국 위상 달라졌다”…삼성·SK는 웃음꽃

반도체 수출 4월에만 17% 증가
AI·고부가 기술 제품이 수출 이끌어
미국 관세 우려 속에서도 실적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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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반도체 수출 /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반도체가 이 정도로 팔렸다고?”

지난 4월,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이 작년 같은 달보다 무려 17.2%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수출 증가율(3.7%)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약 116억 달러로 역대 4월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반도체 안에서도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들의 선전이다. 인공지능(AI) 관련 제품이나, 더 빠르고 강력한 성능을 지닌 ‘HBM(고대역폭메모리)’ 같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가 전체 수출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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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반도체 수출 / 출처 : 뉴스1

이는 기존의 범용 메모리 제품보다 훨씬 비싸고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어, 최근 업계에서는 “고부가 반도체가 수출을 먹여살리고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대만으로 가는 반도체, 그 안에 AI가 있다

우리나라 반도체가 특히 많이 팔리고 있는 곳은 대만이다. 대만 TSMC(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를 통해 미국 엔비디아 같은 글로벌 AI 기업에 납품되기 때문이다.

작년 우리나라의 대만 반도체 수출은 1년 사이에 127% 넘게 증가했고, 올해 1~3월에도 무려 133% 가까이 뛰었다. 같은 기간 중국과 홍콩으로의 수출이 줄었지만, 그 빈자리를 고성능 제품들이 채우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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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반도체 수출 / 출처 : 뉴스1

전문가들은 “중국은 값싼 범용 반도체로 자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보다 앞선 기술력으로 고성능 메모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싸게 많이 파는 전략에서 벗어나, 비싸더라도 품질 좋은 제품을 파는 쪽으로 길을 튼 것이다.

가격도 오른다, 수요도 있다

최근 들어 반도체 가격도 상승세다. 예를 들어 PC에 쓰이는 D램 가격은 5개월 만에 반등해 지난 4월 한 달에만 22% 넘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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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반도체 수출 / 출처 : 뉴스1

전문가들은 AI 산업 확대와 미국 관세 영향 등을 우려한 기업들이 미리 제품을 확보하려고 재고를 쌓는 움직임이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흐름은 올 하반기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지금과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기업들이 3분기, 4분기에는 더 나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순항이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중국의 기술 자립 움직임이나 미국과 중국 간 갈등 같은 변수들이 남아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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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반도체 수출 / 출처 : 뉴스1

전문가들은 “지금은 안정적으로 공급망을 유지하면서도, 기술 협력을 통해 다양한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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