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아직 안 올랐는데,
사람들 왜 줄 섰을까
실물보다 무서운 기대심리

“요즘 대출창구에 사람이 많던데…”, “이자 내려가니까 지금 아니면 기회 없다더라”
아직 집값이 본격적으로 오르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부동산 시장을 향하고 있다.
호가가 뛰기 전 ‘한발 먼저’ 움직이려는 기대심리가 들썩이고 있다. 문제는 이 기대가 현실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코스피 오르면 집값도 따라 오를까

한국은행이 18일 공개한 보고서는 이런 심리를 수치로 보여준다.
지난 10여 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주택가격에 대한 기대감은 실제 집값보다도 코스피 지수나 산업생산, 금리 전망, 주택 착공 건수 같은 거시 지표에 더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오르고 생산이 늘어나면 ‘경기 좋아지니 집값도 오르겠지’라는 인식이 확산된다는 것이다.
반면, 최근의 집값이나 소비자물가 같은 지표는 기대심리와 직접적 관계가 없었다. 즉, “올랐다더라”는 뉴스보다는 “오를 것 같다”는 믿음이 매수 심리를 더 자극했다.
기대가 먼저 오르고, 그에 따라 실제 매수가 늘고, 결국 가격이 오르게 되는 흐름이다.

실제로 대출 데이터는 이런 분위기를 증명하고 있다. 6월 들어서도 가계대출 증가세는 꺾이지 않았고,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열흘 만에 약 2조 원 가까이 늘어났다.
주택담보대출만 따로 보면 같은 기간에 1조 3300억 원 넘게 증가했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다.
은행창구도 바빠졌다. 상담을 받기 위해 1시간 넘게 기다리는 경우도 있고, 비대면 대출 접수도 급증하고 있다.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면 대출 한도가 줄어들기 때문에, 제도 시행 전에 미리 자금을 확보하려는 수요도 많다.
여기에 새 정부 출범과 금리 인하 기대감, 증시 활황까지 더해지며 빚을 내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더 늘어나는 추세다.
실물보다 무서운 ‘기대’, 조절이 관건이다

한국은행은 기대심리가 한 번 커지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실제 가격을 밀어올리는 힘도 강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주택 수요가 실질 소득을 넘어설 정도로 과도하게 커지는 현상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영끌’이라는 단어가 다시 시장에 떠오르는 이유다.
금융당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은행권 대출의 위험가중치를 높이거나, 고가 주택 대출을 제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한 정책이 많지만, 그보다 앞서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사람들의 ‘기대’다.
수치보다 심리가 시장을 먼저 움직이는 요즘, 눈앞의 데이터보다 보이지 않는 분위기를 읽는 일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백퍼 오른다. 돈을 푸는데 실물이 안 오를수가 없다
좌파가 정권 잡으면 부동산 언제나 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