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말부터 전국 10만7천 개 전기차 충전기에서 낮 시간대 요금이 최대 15% 저렴해진다. 재생에너지 과잉 발전이 일어나는 봄·가을 주말에 전력 수요를 분산시키려는 정책이 본격 가동되는 것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오는 18일(토)부터 봄·가을 주말 및 공휴일 오전 11시~오후 2시에 전기차 충전 전력 요금을 50% 할인한다고 14일 발표했다. 산업용 전기요금 개편안은 16일부터 함께 시행된다.
전력 요금 50% 할인, 실제 체감은 12~15%
이번 할인은 전력량 요금 기준 50%이지만, 전력 요금이 전체 충전 요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 수준이어서 소비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할인율은 12~15%다. 구체적으로 자가 주택용 충전기는 1kWh당 48.6원, 공공 급속 충전기는 토요일 48.6원, 일요일·공휴일 42.7원이 각각 할인된다.
적용 대상은 자가 소비용 충전소 9만4천여 기와 기후부·한전이 운영하는 공공 급속 충전기 1만3천 기다. 할인 적용 기간은 3~5월과 9~10월로, 재생에너지 잉여 발전이 집중되는 계절에 맞춰 설계됐다.
다만 할인은 ‘충전기’ 단위로 적용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민간 충전사업자 회원이 로밍서비스로 공공 충전기를 이용하면 할인이 적용되지만, 기후부 회원카드로 민간 사업자 충전기를 이용할 때는 할인이 빠진다. 기후부는 민간 충전사업자의 추가 동참을 독려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현 시점에서 참여 범위는 불확실한 상태다.
산업용 전기요금, 낮엔 내리고 저녁엔 올린다
계약전력 300kW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는 산업용(을) 요금제도 16일부터 시간대 구조가 재편된다. 봄·여름·가을 오전 11시~정오와 오후 1시~3시를 ‘최대부하’에서 ‘중간부하’로 낮추고, 오후 6~9시는 반대로 ‘중간부하’에서 ‘최대부하’로 올리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최대부하 시간대 요금은 여름·겨울 기준 1kWh당 16.9원, 봄·가을 기준 13.2원 인하된다. 반면 오후 10시~이튿날 오전 8시 경부하 시간대 요금은 5.1원 인상된다. 기후부는 이번 개편으로 산업용(을) 적용 사업장의 전기요금이 1kWh당 평균 1.7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 요금제를 적용받는 사업장은 국가 전체 전력 소비량의 46%를 담당한다.
전문가들은 낮 시간대 요금 인하가 재생에너지 잉여 전력을 산업 수요로 흡수하는 효과를 낸다고 분석한다. 반면 24시간 공장을 가동하는 석유화학업 등은 저녁 시간대 요금 인상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예 신청 514곳…특정 업종 쏠림 없다
개편 시행을 오는 10월 1일까지 미뤄달라고 신청한 사업장은 514곳으로 전체 산업용(을) 사업장의 1.3%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식료품 60곳(해당 업종 사업장의 1.9%), 1차 금속 55곳(2.3%), 비금속 광물 49곳(1.9%) 순이었다.
기후부는 “개별 기업이 각자 상황에 따라 유예를 신청한 것으로 특정 업종에서 신청이 집중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는 24시간 가동 업종을 중심으로 반발이 클 것이라는 우려를 의식한 해명으로 풀이된다.
한편 기후부는 주택용 전기요금에도 계절·시간대별 요금제를 확대하겠다는 방향을 밝히면서도 “누진제가 국민 생활에 자리 잡고 있어 폭넓은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며 전국 시행 계획은 현재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주택용 요금제 개편이 현실화되려면 소비자 수용성 확보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내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