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임원 급여 삭감, 희망퇴직 검토
생존 위한 비상경영 체제 돌입

“임금 인상은커녕 급여가 깎였다. 이제 희망퇴직까지 검토된다니 답답할 뿐이다.”
중국발 저가 철강 공세, 내수 경기 침체,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장기화하는 노조와의 임금 협상까지, 현대제철이 사면초가에 놓였다.
결국 회사는 극약처방을 내놓았다. 전 임원 급여 20% 삭감과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 검토를 발표하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것이다.
현대제철은 14일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회사 측은 “국내외 철강 시장이 심각한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강도 높은 자구책 없이는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난 13일부터 전 임원 급여를 20% 삭감하고,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또한 원가 절감을 위해 해외 출장을 최소화하고 경비 절감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트럼프 2기 관세 폭탄까지…악재 겹친 현대제철
현대제철의 위기는 국내 시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부로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현대제철을 포함한 국내 철강업계의 대미(對美) 수출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
더욱이 중국과 일본의 저가 철강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어, 현대제철은 후판 및 열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진행하는 등 불공정 무역에 대응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또 다른 고민은 노조와의 임금 협상이다.
현대제철은 1인당 평균 2650만 원(기본급의 450%+1000만 원)의 성과금 지급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현대차의 ‘기본급 500%+1800만 원’ 수준의 성과금을 요구했다.

협상이 지연되자 노조는 부분 파업과 총파업을 번갈아 가며 진행해 왔고, 사측은 이에 대응해 당진제철소 냉연공장 일부 라인의 가동을 중단하는 직장 폐쇄를 단행하기도 했다.
노사 간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회사의 정상 운영이 어려워지고 있다.
현대제철의 위기는 철강업계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포항 지역은 현대제철 포항공장의 희망퇴직 계획 발표로 인해 술렁이고 있다.
지역 상인들은 “현대제철이 위기에 빠지면 포항 경제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번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자구책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보호무역 기조 속에서 뚜렷한 해결책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제철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ㅋㅋㄴ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