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D램 가격이 올해 들어 유례없는 수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7일 2분기(4~6월) D램 가격이 최대 50%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1분기(1~3월)에만 이미 75~80%가 뛴 상황에서 나온 전망이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공급 축소와 수요 확산이 동시에 맞물린 결과다.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DDR4 이하 구형 제품 생산을 잇따라 중단하는 사이, 시장 수요는 예상보다 훨씬 넓은 범위로 퍼지고 있다.
저용량·구형 제품이 가격 상승 불씨 당겼다
이번 D램 가격 급등의 특징은 고용량 제품이 아닌 저용량·구형 제품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월 소비자용 D램 가격 상승은 4GB 이하 제품이 이끌었으며, DDR4 4GB 평균 가격은 전월 대비 20% 이상 올라 고용량 제품의 상승폭을 크게 웃돌았다.
더 나아가 수요는 DDR3, DDR2 등 더 구형 제품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IoT 기기, 저가 스마트폰, 임베디드 시스템 등에서 구형 칩셋 수요가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DDR3·DDR2 가격은 3월 한 달에만 20~40% 급등했다.
대만 업체 공급 지연, 가격 불안 키워
수요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는 상황에서 공급 측의 대응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 대만 업체들은 DDR4로 생산 역량을 전환했지만, 정작 시장은 DDR3·DDR2까지 수요를 넓히며 공급 공백이 생겼다. 대만 업체들의 설비 증설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공급 병목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대만 업체들은 이미 3월부터 공격적인 가격 인상 정책을 시행 중이다. 반면 트렌드포스는 상대적으로 높은 평균판매단가(ASP)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 업체들의 가격 인상 폭은 단기적으로 더 완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는 1분기의 급등세보다 상승폭이 낮더라도 2분기에도 최대 50%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제시했다.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는 한 기록적 가격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