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가격 진정세 찾았지만 품질 저하
기후위기로 인한 농수산물 생산량 감소 우려
올 한 해 ‘금사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솟았던 사과 가격이 11월 들어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후위기로 인해 한반도에서 사과 재배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 추세대로 기후변화가 진행될 경우 2070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사과를 더 이상 재배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는 충격적인 전망이다.
폭염이 앗아간 사과 품질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 사과(후지·상품) 10개당 소매가격은 2만 4873원으로 전년 대비 9.8% 하락했다.
올해 병해충 피해가 줄어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확량 증가는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극심했던 폭염으로 인해 사과의 전반적인 품질이 크게 저하됐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조사 결과, 올해 생산되는 사과 중 ‘대과’ 비중은 18.6%로 전년(21.2%)은 물론 평년(23.3%)보다도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조량 부족으로 사과의 착색도 예년만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품질 저하로 인해 사과 주산지인 충남 예산군은 21회째를 맞는 ‘예산 황토 사과 축제’를 전격 취소했다.
기후위기가 부르는 식탁물가 폭등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속도의 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2030년부터 국내 사과 재배지가 점차 줄어들기 시작해 2050년에는 강원도에서만 사과 재배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미 안동, 영주 등 전통적인 사과 산지에서도 이상고온으로 인해 재배 적합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2050년 이후에는 배, 복숭아, 포도 등 우리에게 친숙한 과일들의 재배도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후위기로 인한 농수산물 생산량 감소는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계명대 김해동 환경공학과 교수는 “기후 위기로 인한 농수산물 생산량 감소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기후플레이션’ 현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해 배춧값 폭등 사태는 이러한 미래가 이미 시작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사과는 그렇다치고 배추는 고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