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퇴 버튼 못 찾겠다 난리였는데”…쿠팡, 최악의 사고 속 벌어진 뜻밖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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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개인정보 유출
이용자 수는 되레 증가
락인 효과와 규제 변수
Coupang Accident Users Increase
쿠팡, 이용자 수 증가 (출처-연합뉴스)

국내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에서 3천370만건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최악의 보안 사고’가 났지만, 정작 이용자 지표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탈퇴와 불매를 외치는 여론과 달리 실제 데이터에서는 이탈보다 접속 증가 흐름이 확인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배송·가격·편의성을 한 번에 대체하기 어려운 이른바 ‘락인 효과’가 작동한 결과로 해석한다.

동시에 정부의 고강도 제재와 집단소송 움직임이 겹치면서, 쿠팡의 독점적 지위가 새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3370만건 유출 뒤, DAU는 역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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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이용자 수 증가 (출처-연합뉴스)

데이터 전문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쿠팡의 일간 활성 이용자(DAU)는 1천798만8천845명으로 집계됐다. 모바일인덱스가 쿠팡 DAU를 집계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개인정보 유출 이슈가 본격 확산되기 전인 11월 24~29일에는 DAU가 1천600만명대에 머물렀지만, 11월 30일 1천7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12월 1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과 이틀 사이 170만명 이상 늘어난 것이다.

와이즈앱·리테일의 표본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포착됐다. 11월 쿠팡 앱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3천439만8천407명으로 전월 대비 0.68% 증가했다.

업계에선 “대형 정보 유출이 곧바로 대규모 이탈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른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으며 일부에선 로그인 이력 확인, 비밀번호 변경 등 계정 점검을 위해 앱에 다시 접속한 이용자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대체 플랫폼 부재가 키운 ‘락인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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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이용자 수 증가 (출처-연합뉴스)

이 같은 역설적 흐름 배경에는 플랫폼 경제학에서 말하는 ‘락인(lock-in) 효과’가 자리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락인 효과는 소비자가 특정 서비스에 익숙해져 불만이 있어도 다른 대안으로 쉽게 갈아타지 못하는 현상을 뜻한다.

쿠팡은 전국 단위에서 익일 배송을 일상 서비스로 제공하는 사실상 유일한 사업자다. 새벽 로켓배송과 잦은 할인 행사, 멤버십 혜택 등으로 맞벌이 가구와 영유아 부모의 생활 패턴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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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이용자 수 증가 (출처-연합뉴스)

주문·결제 정보, 정기배송 설정, 구매 이력 등이 한 플랫폼에 묶여 있어 다른 앱으로 옮기려면 소비 습관 전반을 손봐야 한다는 부담도 작지 않다.

업계 전문가는 “불만과 실망감이 크더라도 배송 속도·가격·편의성을 동시에 맞춰 줄 대체 플랫폼을 찾기 쉽지 않다”며 “소비자가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구조를 용인하는 전형적인 락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과징금 부과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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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이용자 수 증가 (출처-연합뉴스)

이용자 지표와 별개로 쿠팡을 향한 규제·법적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면서 대규모 과징금 부과를 검토 중이다.

2023년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은 위반 기업에 전체 매출의 최대 3%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쿠팡의 2024년 연 매출 41조2천901억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법정 최대 과징금 규모는 1조2천억원을 넘어선다.

올해 개인정보 유출로 역대 최대 1천347억9천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SK텔레콤과 비교해도 잠재 제재 수준이 한 단계 더 크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쿠팡의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ISMS-P) 취소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송경희 개인정보위원장은 “심각한 위반이 확인되면 인증을 취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들 집단소송까지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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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이용자 수 증가 (출처-연합뉴스)

한편 소비자 측에선 집단소송 준비가 본격화하고 있다. 쿠팡이 유출 사실을 공개한 지 나흘 만에 네이버에 개설된 관련 소송 준비 카페는 30여개에 달하며, 누적 가입자는 50만명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쿠팡이 이용자 이탈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사태를 가볍게 볼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과 재발 방지 대책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단기적 편익보다 장기적인 신뢰 훼손 비용이 더 크게 돌아올 수 있어서다.

이에 이번 사태가 일상 인프라에 가까워진 대형 플랫폼이 소비자 편익과 정보보호 책임 사이에서 어떤 기준과 균형을 가져야 하는지 묻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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