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상황 아직 악화 경향은 아니다”
21개월째 지속되는 건설업 불황
경제 허리 40대, 일자리 4만 개 감소

“오늘도 현장에서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내일은 어떨지…” 건설업 종사자 김 모 씨(46)는 요즘 아내를 마주하기가 부담스럽다.
지난해부터 공사 현장이 급격히 줄면서 일자리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기 때문이다.
그의 한숨은 최근 발표된 고용 통계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지난달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 증가폭이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고 4월 기준 역대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설업은 거의 2년 가까이 연속 하락세를 그리며 매월 수만 명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핵심 산업 고용 증가세 둔화
고용노동부가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는 1,553만 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만 4,000명(1.2%) 증가했다. 이는 2020년 4월(16만 3,000명)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각각 6,000명, 19만 8,000명 늘었다.
제조업은 자동차, 기타운송장비, 식료품,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으나 섬유, 금속가공, 고무·플라스틱 등에서는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보건복지, 사업서비스, 전문과학, 숙박음식 등 위주로 늘었으나 도소매, 정보통신은 지속해서 줄어들었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4월에는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이 조금씩 확대되고 구직급여 상황도 지난달보다 조금 완화되는 분위기”라며 “고용 상황이 악화하는 경향은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21개월 연속 감소하는 건설업
그러나 정부의 낙관적 전망과는 달리, 건설업 고용 지표는 심각한 위기 신호를 보내고 있다.

건설업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2만 명이나 감소했으며, 이는 21개월 연속 줄어든 수치다. 특히 종합건설업을 중심으로 고용 위축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장기간 지속된 건설업 침체는 이미 산업 전반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건물건설업 취업자 수 감소폭은 2017년 이후 최대 규모로, 지난해 10월 기준 8만 6,000명이 줄었다. 건설 및 광업 단순종사자도 6만 1,000명이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건물건설업 취업자의 경우 건설업 부진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경기 위축과 내수 부진 여파로 건설 수요가 줄면서 고용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경제 허리’ 40대의 위기

건설업 고용 위기는 특히 중장년층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다. ‘경제 허리’로 불리는 40대의 4월 고용보험 가입자는 4만 명이나 감소했는데, 이 중 건설업에서만 1만 5,000명이 줄어들었다.
여기에 도소매에서 1만 1,000명, 제조업에서 9,000명이 추가로 감소하며 40대 가장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인구감소 영향이 40대 고용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건설업과 도소매업의 불황 또한 이들 연령대에 집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40대 고용 감소가 가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특히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주택담보대출, 자녀 교육비 등 고정지출이 많은 40대의 실직은 가계 경제 전체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내수 침체와 건설업 불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중장년층 고용 시장의 불안정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건설업 종사자들의 고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내수 회복과 경제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술먹고 놀기좋아하는 윤가뽑으니 나라가 이모양되버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