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식탁 단골 메뉴인데 “한국 바다에 씨가 말랐다”…우려하던 상황에 주부들 ‘초비상’

20만 톤 사라진 오징어
기후변화가 바꾼 식탁 풍경
한 마리에 만원, 서민 울리는 물가
수산물
수산물 가격 급등 / 출처: 연합뉴스

“올해는 오징어 반찬 포기해야 할 것 같아요.” 마트에서 오징어 가격표를 보고 한숨을 내쉰 주부 김 모 씨(42)의 말이다.

한때 대중적인 먹거리였던 수산물이 이제는 사치품이 되어가고 있다. 최근 이상 기온으로 인한 어획량 급감이 원인이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수산물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4.9% 상승해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2.1%)을 크게 웃돌았다.

‘금징어’가 된 서민의 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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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가격 급등 / 출처: 연합뉴스

수산물 중에서도 오징어는 그야말로 ‘씨가 말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연근해 살오징어 생산량은 1만 3,546톤으로 전년보다 42% 감소했다.

2004년 21만 3,000톤과 비교하면 약 20만 톤이 줄어든 16분의 1 수준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강수경 연근해자원과장은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는 수온이 너무 높아져 북상하거나 어군이 분산돼 조업 효율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당연히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연근해 신선냉장 오징어의 평균 산지 가격은 지난달 1kg당 9,511원으로 전년 동월(3,908원) 대비 143.4%나 폭등했다.

지난 24일 기준 물오징어 1마리 소매가격은 6,339원으로 평년 대비 23% 상승했다.

수산물
수산물 가격 급등 / 출처: 연합뉴스

고등어 가격 급등, 수입으로도 대체 어려워

고등어 역시 오징어와 비슷한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4일 기준 고등어(국산·염장·중품) 1손의 평균 소매 가격은 6,436원으로, 평년 가격(4,072원)보다 58%나 비싸다.

이는 고등어 연근해 어획량이 2023년 16만 3,200톤에서 지난해 13만 4,800톤으로 17.4% 줄어든 결과다.

더욱 심각한 것은 수입으로도 대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난 24일 기준 고등어(외국산·염장·대) 1손 가격은 8,445원으로 국산 고등어보다 오히려 더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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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가격 급등 / 출처: 연합뉴스

수입 고등어 가격 역시 평년(6,881원)보다 23% 상승했다. 노르웨이 정부가 어종 보호를 위해 올해 고등어 수출 물량을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인 정책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장기화되는 ‘피시플레이션’ 현상

더 큰 문제는 ‘피시플레이션(수산물+인플레이션)’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상 기온 현상의 지속과 함께 불안정한 환율, 증가하는 운송 비용이 가격 안정화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한다.

수산물
수산물 가격 급등 / 출처: 연합뉴스

실제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연근해 어업 생산량은 1980년대 평균 151만 톤에서 2000년대 116만 톤, 2020년대에는 93만 톤으로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최근 수산물 매출이 그리 좋지 않다. 가격이 올랐는데도 매출이 안 좋다는 건 그만큼 소비가 줄어든다는 의미”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더구나 유통업계에서는 올해 가을쯤 수출량 제한이 확정되면 고등어 가격이 더욱 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대형마트 및 온라인몰에서 고등어 등 수산물을 최대 50% 할인하는 ‘대한민국 수산대전’ 행사를 진행한다.

수산물
수산물 가격 급등 / 출처: 연합뉴스

또한 농·축·수산물 할인에 700억 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내외 여건 악화로 수산물 수급이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지금 상황이 장기화되면 물가 안정에도 부담이 될 수 있어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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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씨가 마른건 중국의 불법 조업과 무능한 정부탓이지.
    아직도 불법조업 중국인을 격침하지않고 물대포로 접대하고 있을뿐